진보양과 보수군 초미니에 노랑머리 進步진보 양과 정장차림의 보수保守 군이 매일 헐뜯고 충돌하다가 싸움정이 들어 결혼했다네. 신혼 첫날부터 다투었다네. 반목하는 고통 중 유일한 합의는 허구한 날 침실에 애정의 격투였다네. 덕분에 잉태를 했다네. 긴긴 갈등의 열매 옥동자를 낳았다네. 아이의 이름을 애국(愛.. 시(詩) 2007.11.03
새로운 통치자 (김혜옥 작품- 문즐에서 가져옴) 우리를 지배하는 건 하늘이 아니다 사람은 더욱 아니다 동트는 햇살 받으며 이내 가득 공포스럽게 옥죄어오는 두터운 검은 띠들 무서운 무중력으로 누른다 이 도시가 생산한 공해의 발암물질들 이제 맑은 날은 거리에서 도포자락 보는 듯하다 하늘에 늘 이상한 지배자.. 시(詩) 2007.11.03
지평선 머언 끝은 하늘과 한몸되어 구분이 없다 다가가면 멀어지는 이상의 나라 그곳은 은둔하는 현자가 살고 있다 아련히 섬처럼 떠서 마을들이 행복한 손짓한다 푸르게 일렁이는 들녘은 끝없는 바다 두둥실 떠다니는 구름 세월 지나면 암석도 흙이 되지만 내 차가운 이성은 오염된 사막이다 동심을 가진 .. 시(詩) 2007.11.03
중년 <이창연 작 -문즐에서 가져옴> 날으는 것은 영원한 벗인가 보다 다이아몬드같이 반짝이며 맴돌다가 유년을 싣고 간 고추잠자리가 화단 개쑥부쟁이에 내려 앉는다 가득 부려놓은 고향 대밭 사이 정답게 밤을 줍던 동무 얼굴들 모처럼 반갑다 실틀 같은 건물 새 물빛 하늘 그때처럼 낮달은 떴지만 .. 시(詩) 2007.11.02
보물찾기 (사진은 이 시와 관계없음) 파헤치기만 하면 무엇이 나오나보다 엊그제 덧씌운 도로를 포크레인이 독점하고 공룡같은 머리로 뭘 찾고 있나? 이번은 수도관 교체 전엔 가스관 매설 다음은 무엇이 기다릴까 인공위성을 띄우는 나라에서 완벽한 설계시공은 가능하지 세금도 계획보다 더 걷친 시정에 예.. 시(詩) 2007.10.30
어물전 꼴두기 시를 쓰면서 제일 고통스러웠던 건 아무도 읽지 않는 다는 것과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을 때였다 전출한 동료의 서랍에 정성껏 싸인해서 선물한 시집이 내팽겨져 있었다 내 정신이 서럽게 학대 받았다 동네 서점에서 겨우 한쪽 구석 몇권이 과일전 모과처럼 차지하고 있다 어디를 가도 푸대접이다 .. 시(詩) 2007.10.29
탈피脫皮 무더위에 시원히 노래하는 건 얼마나 산뜻한가 품위 있는 소리꾼 되려고 흙 속에서 십오 년을 발성법 익히고 날으는 꿈을 꾸었다 환희가 별 것 아닌 것을 터득해 서럽게 즐거운지 모른다 누구도 저들의 하모니 뒤 굼벵이 시절을 기억치 않는다 분수같이 솟구치며 거리 가득 물결치는 매미음성 사람은 .. 시(詩) 2007.10.29
숲속길 나무가 나무끼리 팔장 낀 사잇길을 오른다 간간이 휘감는 새소리의 선율이 휘익~ 다람쥐가 앞 길을 간다 기다렸나 보다 모자를 벗겨 머리 들면 반갑게 가로막는 나뭇가지 흙냄새에 상긋이 취했는데 꽃뱀이 가로 지나간다 산은 품에 나무를 키우고 나무는 가지 아래 생명을 키운다 볕도 감히 어쩌지 못.. 시(詩) 2007.10.25
고추잠자리 (사진 구해왔음) 공기보다 가볍게 바람보다 부드럽게 들판 위 무엇도 부럽지 않게 유유히 논다 햇볕도 날개에 걸려 평화롭게 반짝인다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그 나도 렇 한때는 ......~! 지 그 나도 렇 한때는......~ 지 그 나도 렇 한때는...... 지 그 나도 렇 한때는~~~~ 게 저렇.. 시(詩) 2007.10.24
묵정논 하늘 안은 논배미 가득 숙인 벼들이 의젓하다 고추잠자리는 발갛게 익어 춤추고 누런 호박은 한가한데 배부른 옥수수가 너그럽다 청옥하늘 유유한 바람 모든 것은 풍만한 회임모 출산 직전인데 여인의 슬픈 울음소리가 들린다 웃자란 수염처럼 가득한 망초대가 흐느적이고 물꼬에 벼가 먹지 못한 물.. 시(詩) 2007.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