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살문 어느 음식점에 띠살문이 벽에 서 있다 퇴물도 못된 그저 장식품 박리되어 골격만 앙상하지만 정감 있고 부드럽다 서구식 실내에서 포근히 친근감이 배어난다 유심히 바라봤더니 갑자기 문풍지가 소리 없이 진동하며 문이 열리고 고향마을이 나타난다 보고 또 보고 싶은 앞산! 폐허된 생가의 앞마당! .. 시(詩) 2006.03.22
호수 바람난 여자가 미풍에 설레인다 언덕에 소풍나온 유치원생마냥 재잘거리는 개나리꽃 버드나무가 긴 머릿결을 햇볕에 가다듬는다 대낮 포근히 감싸안은 젊은 남녀의 뜨거운 눈빛 무료를 달래며 바라보는 노인의 시선이 차갑다 갑자기 높이 솟은 분수 한줄기 잠잠해진 은빛 물결 호수도 봄에는 사랑을.. 시(詩) 2006.03.11
누드핸드폰 대중 앞에서 노출 한계는 어디까질까? 훤히 내다보이는 내장같은 부품소자들 지나친 노출은 천하다 저 투명하게 정직을 넘어선 혐오감 아무리 주인의 손 안에 놀지만 옷은 입어야 한다 정장은 권위적이나 장소에 어울리게 치장은 해야한다 알몸을 내보이는 성형은 실패한 의료행위이다 www.poet.co.kr/you.. 시(詩) 2006.03.01
안온한 유배 - 눈 오는 밤 밤은 애틋하게 깊어간다 넉넉함도 아쉬움도 없는데...... 간간이 질주하는 차들의 그로테스크한 굉음만 머언 파도같이 밀려왔다 돌아갈 뿐 문득 고적감이 짓누른다 천정에 눈밝힌 삼경엔 혈맹의 친구에게 전화해도 실수다 아늑한 취침조명 속에 가구들도 곤해 지친 듯 외면하는 절해 고립.. 시(詩) 2006.02.25
시내산교회 시내산 교회* 주님의 사랑으로 백석벌에 높이 세우신 하나님의 몸체 시내산 교회 양주를 밝히는 빛과 믿음의 등불이 되게 하소서! 언제나 당신의 사랑이 성전에 가득 넘치고 주님의 성령이 충만한 제단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심령이 상한 자의 가슴에 단비가 되고 고난받는 자, 소외된 자들의 영혼에 .. 시(詩) 2006.02.23
풍경(風磬)소리 은핫물 지줄대며 목어도 잠든 새벽 뼈 속이 시리도록 서럽게 밝힌 밤을 그 누가 고요히 어둠을 흔들어 깨우는가 뎅그렁 들려 오는 부처님 곧은 음성 중생은 그 심오한 말씀을 알 수 없어 적이 아늑하기만한 몽매한 사바세계 교교히 퍼져가는 청정한 설법에는 노송도 감화되어 기울여 듣지마는 미동도 .. 시(詩) 2006.02.15
봄의 절정에서...... 봄의 절정에서...... 아늑하다 신명난 꽃바람 대지를 찬란히 수 놓은 개나리 진달래 목련 제비꽃 민들레 복사꽃...... 봄의 심벌들에게 마음을 잃어 애잔하다 도심의 콘크리트 거리를 봄의 절정에 제왕들이 활보한다 양볼에 벚꽃보다 화사한 미소띤 이십대초반의 여인들! 나는 완전히 넋 잃은 충신이 되.. 시(詩) 2006.02.11
장승 장승 오랜만에 요람 속같은 며칠을 뒤로하고 까치가 요란히 배웅하는 고향 어귀를 죄송한 마음으로 돌아나온다 언뜻 후사경에 낯익은 모습 어른거려 돌아보면 아직까지 서 계시는 부모님들! www.oet.co.kr/youn 시(詩) 2006.01.30
원단(元旦) 원단(元旦) 둘러보면 그분의 온화한 미소가 주위에 가득 어린다 미끄러운 길을 매섭게 파고드는 바람 안고 아내와 옷깃 세우고 간다 대지는 눈에 덮여 잠자듯 고요하다 원로 목사님은 아직 정정하실까 마을 어귀 길 끝 예배당 사택에서 아직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시고 고요히 성경책을 넘기시겠지 아.. 시(詩) 200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