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날! 시월의마지막 날 문밖 동장군의 서성임 전선을 향하는 병사의 부모처럼 시월 그믐 새벽녘 어둠의 끝자락을 움켜쥐고 몸부림친다 너에게 당부할 말은 무엇이며 내가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잡을 수도 막을 수도 없는 계절의 순환 열차가 오는 레일에 이마를 찧는 이 무모한 고뇌 외에 내 무엇을 택해야.. 시(詩) 2010.10.31
등산 등산 - 윤여설 오르면 만질듯한 하늘이 한없이 달아난다 봉오리를 향하는 자여 전율할 골짜기를 모르는가 촉촉히 김이 올라 꽃 속같이 황홀하다 솟는 물은 생명의 시원 우거진 계곡은 정상보다 신비하다 보는 걸로 족하지 못해 왜 안기고 싶을까 깊고 야릇하게 솟은 바위 사이 새소리 물소리 화음이뤄.. 시(詩) 2010.10.24
새장 새장 현관문이 열렸는데...... 새장을 나온 새 잉꼬 한 마리가 나가지 않고 운다 숲을 찾아 희망을 뿌리고 소통하며 주제를 찾아야 하는데 현실은 이상 앞 분실한 다이야몬드 날개는 묶인 것 없이 묵여 있다 그곳은 반기는 별이 있고 깊은 바다같은 비밀이 있지만 날갯짓 한 번 못하고 둥지에서 모이통.. 시(詩) 2010.10.24
가을날 가을날 조용히 바라만 봐도 투명해 허전하다 단풍이 물드는 것도 알밤이 몸을 던지는 것도 그렇고 떠가는 구름도 애뜻하다 모두 제자리로 갈 채비를 서두르는 때! 누구의 실수도 이해받을 것 같다. 솟구치는 아쉬움 아닌 아쉬움의 소용돌이 차라리 그와 달콤한 죄를 짓고 용서받고 싶다 붙잡지 못해 .. 시(詩) 2010.10.06
신세대 (사진 :경기 양평 두물머리) 독서를 열심히 하는 고등학생 조카녀석에게 시집을 주었더니 왜 머리아프게 이런 것을 읽느냔다 이제 시는 분명 산문에 밀리고 스크린에 치어 시집 속에 사장되었다 다만 시대에 뒤떨어진 결코 낙오자 아닌 극소수의 애호가와 시인들끼리 관객없는 게임만 즐길 뿐이다 푸.. 시(詩) 2010.04.27
풀어야 할 허리띠 저보다 완전한 무장이 어디 있을까 어머님 허리에 두른 동맥을 차단하고 신경을 끊은 철사줄 없어야 할 공간을 두고 자식들은 왜 이글거릴까 반백년 넘게 동여맨 띠를 한마음으로 풀자 감상에 젖거나 들떠도 안된다 현실을 인정하고 상처를 우리 힘으로 새살 돋게 하자 이제 능력이 있다 청진에서 제.. 시(詩) 2010.04.23
백석에 와서. 14 백석에 와서 14 혼곤히 땀에 젖어 눈떴더니 아파트단지 가득 어둠타고 재잘거리며 내리는 눈 속 어지럽게 울어대는 개구리들 잠시 눈부친 사이 현기증에 정신을 가다듬으면 창 두드리는 뱀들의 비명!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생명체들의 다급한 음성 고라니의 놀란 눈 삼동은 깊어가는데 이곳의 .. 시(詩) 2010.01.13
절대농지 외침이 서글퍼 다정히 봄밤을 수놓는다 아스팔트와 산 사이 계곡같은 논에서 개구리가 운다 가까이 십자가는 구원을 외치지만 스치로폼이 위협하고 비닐이 목을 휘감는 터전은 저 원주인들의 마지막 사수선 시내를 향한 함성은 허공에 분분할 뿐이다 언제 쫒겨갈지 기로의 운명 목에 꽈리 같은 울음.. 시(詩) 2009.11.29
꽃샘 아직 미련이 남았나 보다 친정 온 누이의 소가지에 나뭇가지의 눈들이 움츠린다 매제 따라 양양해 갔어도 부모 품이 그리운 마음 이해되지만 받아 줄 때가 아니다 흥 마지막이야 하며 한풀 꺾여 애교스럽게 가로수를 흔들고 돌아가는 안스런 모습 두고 봐야겠다 춘분인데도 철모르는 푼수야! 푸른 엄.. 시(詩) 2009.11.24
눈 온 아침에......! 그들은 밤 사이 천지를 복음같이 하얗게 포장해 놓았다 감추지 말아야 할 것까지 숨긴 위선자 희다고 순결하다는 것은 푹 삭은 파이프 페인트칠에 불과하다 며칠이면 자취없이 질척질척해 질 것이다 덧없이 사라지는 흰색 공포 속 분출되는 갈등들 제동 풀려 있다 며칠 하얗다고 바래지나 내일은 어.. 시(詩) 2009.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