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비우기 위해 찾은 바닷가 경이롭게 일렁이는 수평선 끝 해방감에 상쾌하다 비우는 건 채우기 위함인데 풀 수 없는 현실의 멍에 인간은 소우주면서 수면에 내리는 한줄기 빛만 못할 수도 있는 것을...... 먼 산 이마의 좌선하는 큰 바위도 여행인 것을...... 조물주의 처음이자 끝의 은총도 여행이라는데 .. 시(詩) 2006.05.03
성당에서 오월의 무르익은 가지마다 초록이 넘쳐나는데 머얼리 퍼지는 종소리 성모의 스란치마 소리처럼 다가오는 어둠 속에 하루가 저문다 사제관 앞 가시관 쓴 조각상에 어린 고뇌가 저린 아픔으로 다가와 내 죄를 대신한 그리스도를 흠모케 한다 산다는 것은 정령 무엇일까? 한 번도 신께 영광돌리지 못한 .. 시(詩) 2006.05.03
천년의 그리움 천년을 변함 없이 기다림에 지쳐 삭아 내린다 기웃거려도 신도들뿐 관심 같는 건 관광객일 뿐이다 별보며 버티어도 시나브로 기우는 육신 혼미해 가는 정신 언제 갈증은 메워질까 얼마를 더 참아야 할까! 치마저고리가 미니스커트로 상투가 노란 밤송이처럼 되었어도 변치 않고 뜨겁게 서서히 기울어.. 시(詩) 2006.05.02
먹골배꽃* 봄날 ! 하늘 향해 하얗게 물결치던 배꽃들의 소프라노! 아니, 비에 젖은 꽃들이 은덩이처럼 뭉쳐서 애절한 눈물을 흘렸다 왕방연의 충혼이 배어 꽃은 화사하고 배는 크며 맛이 달다고 한다 단종은 알고 있을까? 그의 마음을...... 가을엔 신내동의 먹음직스런 배에 어린 충정이 더욱 빛난다 . *서울 중랑.. 시(詩) 2006.04.20
독도 애국가! 독 도는우리 한반도의 중 요한영토!단군이래로 우리땅!동해물과백 두산이 마르고 닳도록하나님보호하사우리나 라만세무궁화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대한으로길이보존하세!남 산위에저소나무철갑을두른 듯 괴로우나즐 거우나나라사랑하세!무궁화삼천리 화려강산 람대한으로길이보.. 시(詩) 2006.04.19
봄밤2 스치는 대기가 여인의 품 속 보다 아리하다 아내 몰래 뒤척이는 건 너 때문이다 문 열면 아파트 정원 가로등 아래 알맞게 뽀얀 모습 내가 화사함을 아는 건 아직은 자꾸 피가 부푸는 까닭이다 벚꽃처럼 간사함도 복사꽃같이 유혹도 없지만 네게 준 마음 받을 수 없어 신음하다 지친 밤! 포근한 네 아래.. 시(詩) 2006.04.14
두물머리에서.... 모든 물줄기는 합쳐지기 위해서 흐른다 소양댐에서...... 충주댐에서...... 그 먼 고행의 여정을 거쳐 한몸이 된 즐거움 잔잔한 호면에 몸섞고 노는 산그림자와 느티나무 황포돛배도 닻을 내리고 한가롭다 친구여! 비록 가는 길이 다르지만 화합하자! 그래야 또 다른 포용을 할 수 있다 홈페이지 www.poet.or.. 시(詩) 2006.04.12
빨랫줄 줄에 그네 뛰는 내 외형의 거죽들이다 세탁된 후 봄볕에 거듭 수양하고 있다 나의 내면!(內面) 생에 한번만이라도 깨끗이 헹구어 줄에 말리고 싶다 홈페이지 www.poet.or.kr/youn 시(詩) 2006.04.11
황사 2 화사한 봄을 마구 짓밟는구나! 온 천지에 흑비가 내려 누런 안개 속이다 목과 눈이 따갑다 고구려사를 침략하는 황무지에서 날아오는 시기의 점령군들 그 척박한 사막에 우리의 문화를 이식해야 하는데...... 홈페이지 www.poet.or.kr/youn 시(詩) 2006.04.09
백목련 함박눈인 듯 소복한 여인인 듯 환한 초롱불 밝힌다 어둠을 지워 거리가 더욱 밝다 작년 하늬바람에 흔적 없이 사라지더니 다시 환생했다 태양도 눈이 시려 고개 돌린 초롱 속 연들의 웃음소리 머물고 양식 얻다가 쉬는 나비, 벌 달빛 환히 고인 초롱엔 별들이 가득 속살거린다 내년은 올에 사리진만큼 .. 시(詩) 200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