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성당에서

윤여설 2006. 5. 3. 09:02

 

오월의 무르익은 가지마다
초록이 넘쳐나는데
머얼리 퍼지는 종소리
성모의 스란치마 소리처럼 
다가오는 어둠 속에 하루가 저문다
사제관 앞 
가시관 쓴 조각상에 어린 고뇌가 
저린 아픔으로 다가와 
내 죄를 대신한 그리스도를 흠모케 한다 
산다는 것은 
정령 무엇일까?
한 번도 신께 영광돌리지 못한 일상
말씀을 묵상하는 뜰에 
흩날리는 꽃잎에 삶의 의미가
배어나는 저녁
지나는 수녀의 가슴 속
정죄淨罪의 아픔이 스며 있다
마지막 종소리가 긴 여운을 남기며 
구원의 음성처럼 어둠을 흔든다 
주여!
사랑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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