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1 천지는 숨막히는 회색의 장막으로 덮여 있다 따가운 피부와 목 침략자는 누굴까? 곧 제풀에 물러가겠지만 매 봄마다 왜? 엄청난 화학전을 치뤄야할까! 활짝 날개짓하던 목련, 개나리도 숨죽인다 앞을 구별할 수 없는 연무에 짓밟힌 상처 갈수록 강도높은 도발에 속수무책으로 유린당한다 유비는 무환.. 시(詩) 2006.04.04
봄 속의 겨울 (세계일보 3월12일자 화보) 오늘 아침 혹한에 다시 방한복을 입었다 어제 뒷동산에서 만났던... 이제 동면에서 막 깨어난 다람쥐는 어디로 갔을까? 이 변덕의 절정 꽃시샘! www.poet.co.kr/youn 시(詩) 2006.03.29
산뜻한 비밀 궁금이 풀릴 때같이 상쾌할 일도 드믈다 소가지피우는 혹한에 등 시린 실내 군자란이 창쪽으로 잠깨며 새잎 하나가 솟는다 부챗살처럼 펴고 공간을 장식해야 할텐데 앞 잎에 포복하고 자못 몸을 펴지 않는다 뭘 가슴에 안아설까 전율하며 조심조심 젖혀봤다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초생달같은 어린 잎.. 시(詩) 2006.03.27
봄소식 (2006년 3월 26일 07시 송파도서관 앞뜰에서......) 매년 거르지 않고 날아오는 남녘의 꽃소식 지금 북상 중인 목련은 언제 우리 집 정원에 만개의 날개짓 할까? 진달래는? 개나리는? 그들이 꽃잎 열며 전해 줄 희열의 언어들이 궁금하다 www.poet.co.kr/youn 시(詩) 2006.03.26
망월사에서* 용맹정진 오후불식(午後不食), 묵언수행(默言修行), 동구불출(洞口不出) 독경소리 풍경소리 어울어져 물결치는 천중선원(天中禪院) 댓돌에 가지런한 힌고무신 몇 켤레 위에 내 려 앉 는 낙엽들 용성. 만공. 한암. 성월 얼마나 비웠는가? 늘 자운봉 만장봉 신선대가 굽어보고 있다 *망월사(望月寺) 경기 .. 시(詩) 2006.03.23
띠살문 어느 음식점에 띠살문이 벽에 서 있다 퇴물도 못된 그저 장식품 박리되어 골격만 앙상하지만 정감 있고 부드럽다 서구식 실내에서 포근히 친근감이 배어난다 유심히 바라봤더니 갑자기 문풍지가 소리 없이 진동하며 문이 열리고 고향마을이 나타난다 보고 또 보고 싶은 앞산! 폐허된 생가의 앞마당! .. 시(詩) 2006.03.22
호수 바람난 여자가 미풍에 설레인다 언덕에 소풍나온 유치원생마냥 재잘거리는 개나리꽃 버드나무가 긴 머릿결을 햇볕에 가다듬는다 대낮 포근히 감싸안은 젊은 남녀의 뜨거운 눈빛 무료를 달래며 바라보는 노인의 시선이 차갑다 갑자기 높이 솟은 분수 한줄기 잠잠해진 은빛 물결 호수도 봄에는 사랑을.. 시(詩) 2006.03.11
누드핸드폰 대중 앞에서 노출 한계는 어디까질까? 훤히 내다보이는 내장같은 부품소자들 지나친 노출은 천하다 저 투명하게 정직을 넘어선 혐오감 아무리 주인의 손 안에 놀지만 옷은 입어야 한다 정장은 권위적이나 장소에 어울리게 치장은 해야한다 알몸을 내보이는 성형은 실패한 의료행위이다 www.poet.co.kr/you.. 시(詩) 2006.03.01
안온한 유배 - 눈 오는 밤 밤은 애틋하게 깊어간다 넉넉함도 아쉬움도 없는데...... 간간이 질주하는 차들의 그로테스크한 굉음만 머언 파도같이 밀려왔다 돌아갈 뿐 문득 고적감이 짓누른다 천정에 눈밝힌 삼경엔 혈맹의 친구에게 전화해도 실수다 아늑한 취침조명 속에 가구들도 곤해 지친 듯 외면하는 절해 고립.. 시(詩) 2006.02.25
시내산교회 시내산 교회* 주님의 사랑으로 백석벌에 높이 세우신 하나님의 몸체 시내산 교회 양주를 밝히는 빛과 믿음의 등불이 되게 하소서! 언제나 당신의 사랑이 성전에 가득 넘치고 주님의 성령이 충만한 제단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심령이 상한 자의 가슴에 단비가 되고 고난받는 자, 소외된 자들의 영혼에 .. 시(詩) 200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