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그리움 천년을 변함 없이 기다림에 지쳐 삭아 내린다 기웃거려도 신도들뿐 관심 같는 건 관광객일 뿐이다 별보며 버티어도 시나브로 기우는 육신 혼미해 가는 정신 언제 갈증은 메워질까 얼마를 더 참아야 할까! 치마저고리가 미니스커트로 상투가 노란 밤송이처럼 되었어도 변치 않고 뜨겁게 서서히 기울어.. 시(詩) 2006.05.02
5월 비개인 아침은 마알간 구슬 속이다 투명한 물빛하늘 찬란하게 부서져 내리는 햇살 잡힐 듯 다가오는 청년처럼 늡늡한 건물 사이 숙녀마냥 싱그러운 나무들이 푸르름을 덧칠한다 활짝 웃던 철쭉꽃 진 자리 간밤 비에 뒹구는 꽃봉오리 속 아직 별들이 가득하다 밝고 활기찬 행인들 눈부시게 산뜻한 오.. 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2006.05.01
장농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매일 닦는 올가즘에 취해 윤이 난다 안방에 우아한 장농 별을 보며 이상에 부풀어 형제와 즐겁던 날 밑둥에 죄없이 받은 형벌의 도끼날 가볍게 쓰러지는 괴성에 새들도 놀라 달아난 그곳에 가고 싶다 체념된 꿈의 곡조로 서로 몸부벼 울다가 건조장에서 미라 되던 밤 꿈결에 전.. 시집:푸른 엄지족 2006.04.30
전역한지 꼭 26년이 됐구나! 1980년 4월 30일 전역했다 이 전투기 기종(F -5E)이 내가 3년간 닦고 조이던 항공기다. 그해, 활주로는 왜 ~ 그렇게 눈이 많이 내렸는지! 그해, 간첩은 왜! 내륙까지 침투해 치열한 격전을 치뤄야 했는지? 그해, 애인은 또, 왜? 고무신을 거꾸로 신고 가서...... 그해, 유신군대는 왜? 그렇게 구타가 심했는지! .. 일상에서......! 2006.04.28
성벽 백성들의 함성이 들리고 병사들의 일성이 메아리 친다 고른 치아 같은 돌덩이들 한 때는 분노처럼 버티던 역사의 아픔을 안고 있다 아직도 능선을 휘감고 나를 눕히려면 차라리 부서지겠다는 굳건한 모습 억새만 그 날의 죽창을 들고 관광객을 맞는다 퇴역해 정감 있어 푸근하다 홈페이지 www.poet.or.kr/.. 시집:푸른 엄지족 2006.04.28
중랑구 먹골배밭 만개하다! 배꽃들이 흰눈을 매단 듯하다. 저 활짝 하늘을 향해 노래부르는 입들! 서로가 어우러져 즐겁기만 하다. 자세히 봤더니 생식기를 활짝 연 에로티시즘!이다. 배밭에서 토종닭들도 봄을 맞아 볕을 쬔다 배밭 앞 근린공원의, 이조년의 詩비 이화에 월백하고 은하는 삼경인제 일지춘심 자규야 알랴만은 다.. 일상에서......! 2006.04.27
무르익는 봄! 제비꽃들의 축제! 벙그는 배꽃! 향기를 풍기는 라일락! 하늘 향한 복사꽃! 복사꽃 속에 사랑을 나누는 벌! 배냇짓하는 나무들! 떠나며 지상에 모자이크한 벚꽃! - 안녕히~ 홈페이지 www.poet.or.kr/youn 일상에서......! 2006.04.25
위안 속의 절망 어지럽다 봄날은! 잘 굽어지는 철사처럼 흐느적인다 건물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어릿하다 눈 둘 곳 없는 밋밋함 반복되는 일상의 계절이 무력감을 부른다 그중 눈길끌며 힘을 얻는 건 가지 끝의 새순 무한 공간에 손을 뻗지만 곧 얼마나 무모한 일이라는 걸 깨칠 것이다 뜻을 펼치기 위해 도전한 .. 시집:푸른 엄지족 200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