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엄지족

장농

윤여설 2006. 4. 30. 07:17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매일 닦는
올가즘에 취해 윤이 난다
안방에 우아한 장농
별을 보며 이상에 부풀어
형제와 즐겁던 날
밑둥에 죄없이 받은 형벌의 도끼날
가볍게 쓰러지는 괴성에
새들도 놀라 달아난 그곳에 가고 싶다
체념된 꿈의 곡조로 서로 몸부벼 울다가
건조장에서 미라 되던 밤
꿈결에 전설같은 밀림의 은하와 물소리 속에
즐겁게 들리던 형제들의 음성이 그립다
정신을 가다듬었더니 아수라에
해체된 육신이 잘리고 홈이 파이는 불안 속에
장인의 혼과 하나 되어 되살아난 삶
죽음이 시작인 줄 몰랐지만
이 영광도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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