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의 파도 맹목의 파도 무섭게 달려드는 저! 눈 먼 해일海溢 육지향한 과욕으로 태풍따라 상륙하려다가 상처만 입고 허무하게 돌아간다 꿈이 높으면 실망도 크듯 이상과 현실은 비례하는가? www.poet.co.kr/youn 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2006.02.01
저녁노을 저녁노을 종일 나를 그리던 그녀! 해질녘 끝내 북받친 울음이 서쪽을 붉게 물드린다 지금 하늘 향해에 뜨겁게 번지는 곡소리 못잊는 건 마찬가진데...... www.poet.co.kr/youn 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2006.01.31
빙벽 빙벽 쟁쟁한 폭음도 물보라에 어리던 무지개도 갔다 다만 굳어내린 석회암 절벽같은 은빛 용틀림의 괴암괴석 접근을 마다하며 하얀 침묵한다 엄동은 갈 길 먼 물들도 절벽에 기대어 휴식을 취한다 www.poet.co.kr/youn 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2006.01.30
초겨울 들녘 초겨울 들녘 여인이 출산후 흩어진 머리로 누워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환한 갈대꽃 손짓 따라서 논둑을 걷는다 자식이 남긴 흔적, 벼폭시 밟히면 흙으로 포근히 감싸준다 물꼬는 터울을 조��하는 젖가슴 수로는 아직 젖이 흐르지 않는다 아무렇게 널려 참새떼가 지키는 짚가리가 질서 있.. 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2006.01.28
조화造花 조화造花 뺨치는 미소를 보아라 필요했는지 모른다 잊혀진 이여 거닐던 해변 물결치던 머릿결 내 얼굴 덮고 앨토처럼 속삭이던 차갑게 황홀한 웃음 그도 그런 건가 믿음은 내일의 약속 아른대는 신기루 같을지라도 아름다움을 믿지 않으면 왜 존재하는가 구분이 필요치 않을 때가 있었을지 모른다 자.. 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2006.01.28
호접란 호접란 빼어난 자태에 모두 눈길 주었다 흰드레스 같은 꽃을 매단 가는 허리 실내를 품위 있게 장식했는데 타오르는 아쉬움에 다시 찾은 카페 창가에 누렇게 시들며 깔끔히 말라가는 퇴기退妓 www.poet.co.kr/youn 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2006.01.27
가녀린 전율 가녀린 전율 퇴근해 불을 켰어도 갈래머리 늘어트리고 미동도 않는다 호호 불어봤더니 꿈을 꾸다가 깬 듯 머릿결을 좌우로 흔들며 중얼거린다 수화를 이해하기 어렵지만 고독한 자태가 일품이다 부끄러운 듯 반원을 그리며 움직이다가 멈춰선 여리고 순한 표정 춘란은 어디서나 잘 어울린다 자라면.. 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2006.01.27
기다림 기다림 저 숲 어딘가 분명 있을 것이다 까치가 울고 매미, 계곡물 소리 어울리는 그 곳에 저 들판 한구석 틀림없이 기다릴 것이다 나비가 날고 지렁이 울며 명화주, 망초가 얼굴비벼 아무렇지 않은 저 속에 저 바닷가 어디쯤 파도를 타고 분명 오고 있을 것이다 일렁이는 고랑 속 편안한 자리에 저 건물.. 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2006.01.26
백목련 백목련 나뭇가지에 뽀얀 철새들이 고전적으로 앉아 있다 곧 닥쳐올 번잡이 싫은 듯 하늘을 응시하면서...... 질서 있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무엇을 생각하는 걸까 잠시 머물다가 어디로 갈까 며칠이면 자취없이 사라질 그들의 날개짓에서 잔잔한 서러움이 스며나온다 나도 잠깐일 게다 무엇인가 삶은! .. 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2006.01.26
정지신호 정지신호 폐하의 황명에 무섭게 질주하던 성난 자동차들 일제히 멈춰서 신하처럼 조아리고 있다 폐하! 황송하옵니다 어서 진행명령을 내리소서 그 조그마한 눈만 몇개 깜박거리는 황명은 대단하다 거역 시는 신분, 귀천 없이 과감한 벌을 내리시니, 사고를...... www.poet.co.kr/youn 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200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