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기다림

윤여설 2006. 1. 26. 07:00
 

기다림

   

 

 

 

 

저 숲 어딘가 분명 있을 것이다

까치가 울고 매미, 계곡물 소리

어울리는 그 곳에

저 들판 한구석

틀림없이 기다릴 것이다

나비가 날고 지렁이 울며

명화주, 망초가 얼굴비벼 아무렇지 않은

저 속에

저 바닷가 어디쯤 파도를 타고

분명 오고 있을 것이다

일렁이는 고랑 속 편안한 자리에

저 건물 옥상 햇살 내리는 곳에

겨운 몸을 끌고 쉬고 있을 것이다

아직 노곤한 몸으로

두꺼비 같은 모성으로

파도가 밀려오듯이

속절없이 봄이 가고 오듯이

단비가 내려 해갈을 하듯이

저 들판 민들레가 담장 틈 꽃을 피우듯이

그렇게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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