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가녀린 전율

윤여설 2006. 1. 27. 00:03
 

 


  가녀린 전율



퇴근해 불을 켰어도

갈래머리 늘어트리고 미동도 않는다

호호 불어봤더니

꿈을 꾸다가 깬 듯

머릿결을 좌우로 흔들며 중얼거린다

수화를 이해하기 어렵지만

고독한 자태가 일품이다

부끄러운 듯 반원을 그리며

움직이다가 멈춰선 여리고 순한 표정


춘란은 어디서나 잘 어울린다


자라면서 숙이는 연약한 존재는

모두의 동정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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