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치(물뱀) -논(畓)에서 생태계의 우두머리 - 윤여설 시인 모내기를 마친 논에는 개구리가 울고 뜸부기도 날아오며 매우 풍부한 생태계가 조성된다. 거머리가 미꾸라지 목을 흡입하기도 한다. 수중 생태계가 거의 완벽했다. 이 시기이면 벼포기 사이로 휘저으며 이제 갓 부화한 뜸부기새끼를 교묘하게 낚아채는 녀석이 있다. 무자치(물뱀)이다. 성격이 거칠고 사나워서 한번 먹이를 낚으면 절대로 놓치는 법이 없다. 다만, 이 녀석은 배가 고프면 사냥을 하지만 한 끼 잘 먹으면 1주일 정도는 쉰다. 배부르면 곁에 지나가는 개구리도 내버려 둔다. 주로 개구리, 물고기를 포식하기 때문에 논에 생태계의 객체수 조절을 했으며 쥐나 새들로부터 벼를 지켜주는 역할도 했을 것이다. 논에서는 이 무자치가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