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생물/한국의 뱀

능구렁이 - 뱀 중의 왕

윤여설 2021. 7. 20. 15:26
능구렁이 사진출처:환경과학원 파충류도감

능구렁이 - 뱀의 왕
 
 
 
- 윤여설 시인
 
 
요즘 들이나 야영지에 가면 뱀을 자주 목격한다. 또한 국내뱀은 포획이 금지돼서 객체수가 매우 늘어났다. 육상에서 서식하는 생명체지만 생김새가 독특하고 몸통에 비해 매우 길고 혐오스럽다, 또한 다리가 없이 배의 비늘을 세워 뒤로 밀어 앞으로 나간다. 배로 간다고 해서 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뱀은 비교적 깨끗하다. 1년에 허물을 네 번 정도 벗는다. 또한 대사가 느려서 수명도 비교적 긴 편이다. 쥐가 보통 3년, 개가 15년 정도라면 뱀은 20년 정도 장수한다.
 
뱀 중에서 비교적 덜 혐오스럽고 아름다운 뱀을 꼽으라면 단연코 능구렁이이다. 이 능구렁이는 붉은 몸체에 고리 모양의 검정 무늬가 규칙적으로 둘러 휘감고 있다. 언뜻 보면 매우 품위가 있고 위엄스럽다. 큰 녀석은 1미터가 넘는 능구렁이도 있다. 건드리면 둥그렇게 웅크리고 능청스럽게 죽은 척을 잘해서 능구렁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녀석은 결코 나약한 놈이 아니다. 망원카메라를 접근시켰더니, 거칠게 솟아오르며 머리로 렌즈를 해딩했다.
 
 


야간에 도로를 달리다가 매우 긴 물체가 보여 차를 세웠더니, 능구렁이가 다른 뱀을 포식하고 있었다. 두 마리의 합한 길이가 2미터는 족히 넘었다. 능구렁이는 독사이건 구렁이건 가리지 않고 자신보다 작으면 포식한다. 냄새와 진동으로 상대방의 크기를 파악한다. 능구렁이는 뱀들 중에서 가장 힘이 세다. 다른 뱀을 포식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참으로 장관이다. 상대방을 휘감고 매우 간단하게 제압해서 머리를 입에 넣는다. 상대방이 호흡이 멈추면 일단, 길게 일자로 늘어트린 후에 포식을 한다. 구부러진 것보다 일(一)자로 된 상태가 먹기가 쉬워서 일 것이다. 그 모습이 매우 신비하다. 또한 뱀은 모든 동물들 중에서 위가 가장 길다. 목에서 몸통 전체가 위로 보면 된다. 위(胃) 아래는 작은 창자가 있다.
 
가끔 설화나 문학작품에 “능구렁이 우는 밤” 혹은 “능그리 우는 밤”이 나온다.그러나 어떤 뱀도 절대로 울지 못한다. 능구렁이가 좀 신비스럽고 덜 혐호스러워서 나온 말일 것이다. 성대도 없으며 발음도 없다. 또한 활동 반경이 넓지 않아 며칠 전에 본 녀석을 다시 그 곳에 가면 만날 수가 있다. 또한 밤에 피리를 불면 뱀나온다는 속설이 있다. 이 또한 허구일 뿐이다. 뱀은 귀가 없어서 소리를 듣지 못한다. 밤에 피리소리가 괴괴할 수가 있다. 주의를 주기 위해 생긴 말이다.
 

또한 뱀은 변온동물이라서 자체적으로 열을 생산치 못한다. 사람같은 포유류는 움직이면 열이 오르고 땀이 난다. 하지만 뱀은 양지에 나와서 볕을 쬐어 몸에 열을 저장시킨다. 그 비축된 열로 움직이기도 하고 소화도 시키며 사냥도 한다.
비가 온 다음 날 바위에 또아리틀고 앉아서 볕을 쬐는 모습을 보면 마치 도를 깨친 수도자가 붉은 줄무늬 옷을 입고 좌선하는 것처럼 품위가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친구가 한 때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서울 시내에도 거리에 뱀탕집이 있었고 이른 바, 땅꾼들은 뱀을 닥치는대로 잡아 들였다. 심지어 산허리에 그물을 치고 뱀의 이동을 차단해서 싹쓸이해 갔다. 즉, 씨를 말렸다. 그러나 뱀이 단백질을 보충하는데 약간의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어떤 특효한 약효는 없는 것같다. 동의보감에는 중풍에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으나 조선왕조실록이 승정원일기에는 진상됐다는 기록은 없다.
 
뱀은 건드리지 않으면 잘 달려들지 않는다.
사람이 발견하기 전에 이미 냄새와 진동으로 뱀이 먼저 사람을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내(뱀)가 이길 수 없는 큰 단백질이라서 공격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건드리면 문제가 달라진다. 자신을 헤치려는 줄 알고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서 물 수가 있다.
 
길에서 어떤 뱀을 만나더라도 그냥 지나갈 때까지 파하거나 다른 곳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모양이 우리와 달라서 좀 징그럽고 사랑받지 못하는 생명체이지만 생태계에서 설치류나 양서류 객체수 조절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