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행렬 사월 초여드레 달빛 아래 소원 가득 담은 붉으스레한 연꽃꿈들이 목탁소리 맞춰 속세를 밝힌다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 자비 가득 광명 가득...... ☞홈페이지 www.poet.or.kr/youn 시집:푸른 엄지족 2006.05.04
장농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매일 닦는 올가즘에 취해 윤이 난다 안방에 우아한 장농 별을 보며 이상에 부풀어 형제와 즐겁던 날 밑둥에 죄없이 받은 형벌의 도끼날 가볍게 쓰러지는 괴성에 새들도 놀라 달아난 그곳에 가고 싶다 체념된 꿈의 곡조로 서로 몸부벼 울다가 건조장에서 미라 되던 밤 꿈결에 전.. 시집:푸른 엄지족 2006.04.30
성벽 백성들의 함성이 들리고 병사들의 일성이 메아리 친다 고른 치아 같은 돌덩이들 한 때는 분노처럼 버티던 역사의 아픔을 안고 있다 아직도 능선을 휘감고 나를 눕히려면 차라리 부서지겠다는 굳건한 모습 억새만 그 날의 죽창을 들고 관광객을 맞는다 퇴역해 정감 있어 푸근하다 홈페이지 www.poet.or.kr/.. 시집:푸른 엄지족 2006.04.28
위안 속의 절망 어지럽다 봄날은! 잘 굽어지는 철사처럼 흐느적인다 건물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어릿하다 눈 둘 곳 없는 밋밋함 반복되는 일상의 계절이 무력감을 부른다 그중 눈길끌며 힘을 얻는 건 가지 끝의 새순 무한 공간에 손을 뻗지만 곧 얼마나 무모한 일이라는 걸 깨칠 것이다 뜻을 펼치기 위해 도전한 .. 시집:푸른 엄지족 2006.04.25
연등행렬 속세의 봄밤은 깊어가는데...... 거리 가득 붉은 자비의 물결이 일렁인다 영원히 밝힐 수 없는 사바세계 해탈을 향한 범부들의 기원! 관세음보살 나무아비타불 홈페이지 www.poet.or.kr/youn 시집:푸른 엄지족 2006.04.21
이상한 봄날 시기인가? 질투일까? 하늘 한자락이 무너져내리듯 폭설이 내린다 한식 지난 며칠 뒤 그로테스크한 웃음띠며 내리는 눈 솟아오르던 새싹이 초주검 되어 헐떡인다 배고픈 개구리 먼저나온 죄로 원망도 없이 하늘을 본다 봄은 시련일까? 위수령처럼 뒤숭숭히 하얗게 대지를 뒤덮는다 저 광폭한 심술 홈.. 시집:푸른 엄지족 2006.04.21
감전(感電) 그냥 지나쳤어야 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환해지고 온몸이 전율하며 가슴이 검게 타는 충격 154.000V 특고압 지금 고혹의 붉은 장미군단이 지나간다 처음 보는 팔등신 미녀들이 ...... 홈페이지 www.poet.or.kr/youn 시집:푸른 엄지족 2006.04.18
콩나물 시루 가득 씩씩하게 까치발로 솟아오르며 뜨겁게 아우성 치는 머리들 누가 먼저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는 재잘거림이 귀에 즐겁다 홈페이지 www.poet.or.kr/youn 시집:푸른 엄지족 200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