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64

남연군묘(南延君墓) - 윤여설

남연군묘(南延君墓) -두 황제가 나온 자리 - 윤여설 시인 ​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기리 산 5-28번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아버지 남연군묘이다. 가야산(678m)이 둘러 감싸안고 있어서 이 곳이 한눈에 길지임을 알 수가 있다. 오늘 답사를 했을 때 이 명당터의 묘가, 곡장은 헐렸고 봉분 뒤까지 파헤쳐저서 발굴이 진행되고 있었다. 원래 이곳은 가야사(伽倻寺)라는 절이 있었다. 지금 묘가 자리한 곳은 절 안에 탑이 서 있던 곳이다. 이하응은 왕족이면서도 안동김씨의 세도정치에 눌려 전국을 떠돌며 저자거리의 시정잡배와 어울려 생활해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가 있었다. 파락호(破落戶) 생활을 하며. 또, 안동 김씨 가문을 찾아다니며 구걸도 서슴지 않아 궁도령(宮道令)이라는 비웃음을 사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하응은..

수필 2021.07.29

죽어서 국제적 한류열풍을 일으킨 시인-허난설헌묘에서

죽어서 국제적 한류열풍을 일으킨 시인 - 허난설헌 묘에서 - 윤여설 시인 제비는 처마 비스듬히 짝지어 날고/ 지는 꽃잎은 어지러이 바단 옷 위를 스치네/동방에서 보는 것마다 마음 아프기만 한데/ 봄풀이 푸르러도 강남가신 님은 이직 오지 않네 「기부강사독서寄夫江舍讀書」 1)- 허난설헌 짝지어 나는 제비를 보면서 과거 공부를 하러 간 남편을 기다리는 마음을 나타냈다. 남편은 공부보다는 기방을 자주 출입했다고 전해진다. 매우 서정성 짙은 시이다. 원작은 한시이다. 명문가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으나 시대를 잘 못 만나서 여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안타깝게 요절한 조선 최고의 여류시인 허난설헌(許蘭雪軒). 그의 묘는 경기도 광주시 초월면 지월리 산29-5번지이다 앞에는 중부고속도가 시원하게 지나간다. 안..

수필 2021.07.08

조선 최대의 묘지 분쟁 - 윤관 장군묘

조선왕조 최대의 묘지 분쟁 -윤관장군 묘 - 윤여설 시인 조선왕조는 풍수로 시작해서 풍수로 마감한 것 같다. 경북궁의 위치나 모든 왕릉은 풍수상 명당에 해당한다. 또한 조선시대는 집을 짓거나 묘를 쓸 때 꼭 풍수를 봐서 선택했다. 그로 인해서 묘지분쟁(산송)도 자주 일어났다. 조선왕조의 대표적인 묘지분쟁이 일어난 곳이 고려 윤관(尹瓘) 장군묘이다. 풍수상 이 지역도 매우 길지이다. ​ 경기 파주시 광탄면 혜음로 930번지. 윤관 장군묘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서 성역화돼서 잘 조성돼 있다. 또한 박정희 대통령도 자주 참배를 했다고 전해진다. 묘소에 서 보면 주위가 높고 낮지도 않은 산들이 둘러 있어서 누구라도 안온함을 느낀다. 그리고 앞에는 개천이 흐르고 있어서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형이다. ..

수필 2021.07.01

화랑대역(폐역)

화랑대역(폐역) - 윤여설 시인 한때는 서울과 춘천을 연결하며 열차가 달리던 철길은, 이제 새로운 복선 전철에 임무를 넘겨주고 조용히 쉬고 있다. 아파트가 둘러싸였고 웅장한 한옥 건축물인 육사 정문 옆에 조용히, 그러나 나지막이 화랑대역사가 서 있다. 우리의 전통 건축물은 아니다. 좌우 지붕이 차이가 나는 비대칭 삼각형이다. 당시엔 모던한 건축물였을 것이다. 일본식 건축물로 봐야 할 것 같다. 등록문화제 300호로 지정됐다. 대합실이던 곳은 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이 화랑대역을 중심으로, 좌우로 폐철로를 경춘선숲길로 조성해 놓았다. 서쪽으로는 중랑천 옆 녹천중학교까지 3.5킬로와 동쪽으로 경기도 경계가 있는 담터까지 2.5킬로가 공원으로 만들어져 있다. 또한 서쪽의 공릉동 도깨비시장은 많은 먹거리가 있다..

수필 2021.06.12

논산의 은진미륵과 개태솥, 미내다리

논산의 은진미륵과 개태솥, 미내다리 - 윤여설 시인 죽음은 영원히 풀리지 않는 세 가지 의문이 있다. 언제 가는지를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며, 갔다가 온 사람이 없다. 그러나 가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래서 되돌아 간다는 뜻에서 돌아가셨다고 표현한다. 논산지역에 전해오는 구전이 있다. 사람이 죽어서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이 묻는다고 한다. “은진미륵을 봤냐? 개태솥을 봤냐, 미내다리를 봤냐? 모두다 봤다고 답하면 극락으로 간다고 전해진다. 불교의 영향을 받은 일종에 설화이다. 은진미륵불은 은진면 관촉사에 있는 미륵불이다. 이 곳에서는 관촉사 미륵불보다는 ”은진미륵“으로 통한다. 또한 자녀가 없는 부부들이 이 미륵불 앞에서 기도를 하고 애를 낳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고려시대 석불로 높이가 17...

수필 2021.06.03

유네스코 등재 서원 9곳을 모두 답사하고 -옥산서원(玉山書院)에서

유네스코 등재 서원 9곳을 모두 답사하고 -옥산서원(玉山書院)에서 윤여설 시인 옥산서원 앞에 흐르는 계곡물소리가 청아하다. 마치 마음을 씻어주는 것같다. 이 개울이 세심천(洗心川)이다. 그렇다. 오늘은 내 마음을 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낸다. 좀 조급했고 답답했던 마음을 말끔히 씻었다. 마음만 씻었는데 몸을 감은 것처럼 상쾌하다. 계곡 자체가 바라만 봐도 무엇인가를 해결할 것 같은 맑은 물이, 독특한 형태의 바위와 어울려 조화롭다. 오늘로 무엇인가? 중요한 일을 마친 것처럼 개운하다. 2019년 7월에 국내 서원이 9곳(옥산, 소수, 필암, 남계, 돈암, 무성, 도산, 병산, 도동)이 유네스코에 등재됐다. 꼭 국내 서원을 순례하고 싶어서 답사를 계획했다. 2020년 1월달, 원래 계획은 집에서 가장 ..

수필 2021.05.28

올해의 봄

봄날 - 윤여설 시인 하얀 목련이 날개짓을 하고 개나리도 노랗게 손짓한다. 매화는 좀 더 일찍 입을 뾰죽이더니 이제는 지고 있다. 배꽃이나 복사꽃 그리고 철쭉이 피기까지는 좀 시간이 남았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려도 올해도 봄은 이김없이 순환한다.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좀 쌀쌀한 기운이 남았지만 이제 춘분이 지났다. 봄은 꽃이 피어서 봄이다. 꽃을 바라보면 누구나 마음이 평안해 진다. 꽃은 밝은 웃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노화방지는 웃음이라고 한다. 우리도 저 꽃들처럼 환하게 웃어보자! 작년 이 맘 때 코로나(우환 폐렴)가 번질 무렵, 올봄이면 마스크를 벗을 줄로 알았다. 그러나 코로나는 아직 기약이 없다. 빨라야 가을쯤 잠잠해 질 것같다. 언제 어느 한 때 평안할 때가 있었을까만, 올은 정초부터 ..

수필 2021.03.27

황화정(皇華亭)은 원위치에 복원돼야 한다

​황화정(皇華亭)은 원위치에 복원돼야 한다 - 윤여설 시인 ​ ​ ​ ​ ​ ​ 경목선 1번국도에 접한 충남 논산시 연무읍 고내리엔 황화라는 지명이 있다. 고유지명이며 법정지명은 아니다. 1960년도 전엔 전북 익산군 황화면이 존재했었다. 춘향전의 이도령이 과거에 급제 후에 암행어사가 돼서 내려갈 때 은진, 까치다리, 황화정(皇華亭) 장어미고개, 여산읍 순으로 등장하는 지명이다. 이 황화면은 원래 전라북도의 첫고을였다. 지금은 논산시 연무읍의 안녕이고개 혹은 황화정고개라고 부르는 제2훈련소 수용연대가 자리한 곳부터였다. 그러나 5.16이후에 금산과 황화면은 충남에 편입된다. 황화면은 충남에 편입되면서, 구자곡면과 통합되어 논산시 연무읍(鍊武邑)이 됐다. 황화면은 이렇게 사라졌으나 아직도 황화초등학교가 있..

수필 2020.06.28

노을을 담으며~~

​ ​ 노을을 담으며 - 윤여설 시인 붉은 카펫을 펼친 듯이 물드리며 번지는 서쪽 하늘의 노을은 장엄하다 못해 엄숙하다. 저 충실한 하루를 마감하는 해. 초겨울은 노을의 계절인가 보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얹고 구도를 잡아 지는 해에 정확하게 초점을 맞추고 세팅을 마친다. 잠시 숨을 고르고 셔터를 누른다. 렌즈 속의 노을은 더욱 아름답다. 마치 숲에 드는 것보다는 멀리서 바라보는 산이 더욱 아름답듯이 ......! 내 고향 충남 논산도 노을이 아름답다. 곱다. 언덕에 서서 지는 해를 무연히 바라보던 유년. 어느 시인이 자신을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라고 말했듯이, 나를 키운 건 구할이 자연일 것이다. 앞산에 뛰놀며 새집을 보고 생명의 신비를 체험했고 단풍을 마라보며 색감을 익히고 눈 덮힌 논에 새그물을 치며..

수필 201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