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올해의 봄

윤여설 2021. 3. 27. 15:35

봄날

 

 

 

- 윤여설 시인

 

 

 

하얀 목련이 날개짓을 하고 개나리도 노랗게 손짓한다. 매화는 좀 더 일찍 입을 뾰죽이더니 이제는 지고 있다. 배꽃이나 복사꽃 그리고 철쭉이 피기까지는 좀 시간이 남았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려도 올해도 봄은 이김없이 순환한다.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좀 쌀쌀한 기운이 남았지만 이제 춘분이 지났다. 봄은 꽃이 피어서 봄이다. 꽃을 바라보면 누구나 마음이 평안해 진다. 꽃은 밝은 웃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노화방지는 웃음이라고 한다. 우리도 저 꽃들처럼 환하게 웃어보자!

작년 이 맘 때 코로나(우환 폐렴)가 번질 무렵, 올봄이면 마스크를 벗을 줄로 알았다. 그러나 코로나는 아직 기약이 없다. 빨라야 가을쯤 잠잠해 질 것같다. 언제 어느 한 때 평안할 때가 있었을까만, 올은 정초부터 양부모에 의한 정인이 학대사망 사건으로 온 사회가 들끓게 하더니, 집값을 잡겠다며 아파트를 짓겠다고 발표한 지역에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내부정보를 이용한 땅투기가 온 국민들을 분노케 한다. 누구나가 뉴우스 보기가 겁날 것같다.

내 생에 올봄이 가장 뒤숭숭한 것 같다. 물론 코로나 때문에 누굴 만나기도 어렵고 여행도 어려워 졌다. 매일 아침 10시쯤이면 발표하는 코로나 확진 현황이 희비를 엇갈리게 한다. 어제보다 적으면 조금은 기대를 걸고, 어제보다 많이 적으면 안도를 한다. 그러나 어제보다 감염자가 많으면 누구나가 불안해 한다. 내 평생에 첨 겪는 팬더믹의 언텍트 시대다. 이 코로나 시대에 누군들 불안하지 않고 평안하지 않겠지만 나도 경제적으로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아 몇 달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기에 덜 민감한 직종도 이런 터인데, 여행사나 써비스업의 종사자들은 얼마나 막심한 경제적 타격과 불안을 겪고 있을까?

이 암울하고 어두운 시대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분명히 이 코로나 시대는 지나간다. 유럽 인구의 1/3 이상을 희생시킨 흑사병도 극복했고 사스나 메리스도 극복했다. 다만, 시간이 문제이다. 그러면 이 지난한 시대를 어떻게 지내야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다. 교도소에 갖힌 두 사람, 한사람은 땅을 치며 통곡만 하고, 또 다른 한사람은 하늘에 별을 세고 있다. 우선 말대로 쉽지는 않지만 여유를 갖는 것이다. 지금 만발한 봄꽃을 바라보며 잠시라도 미소를 지어보며 보자, 여유를 갖을 때 평화가 오고 희망이 생기며 신이 함께 한다. 다음엔 자신감이다. 자신감 앞엔 운명도 비껴간다. 내가 이 코로나에 이겨내고 이 사회가 코로나를 극복할 것이라는 자신감과 믿음이다. 믿음 속에서 기적이 일어나고,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며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이다. 내가 확실한 믿음만 있으면 절대로 코로나는 피해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이 사회가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사실! 지금 코로나를 극복하는 것은 국민들이 쓰고 다니는 마스크가 전부일 수도 있다.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관계로 지하철을 타보면 출퇴근 시간 때엔 승객들과의 거리는 30센티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가 마스크를 썼고 말을 하지 않는 관계로 대중교통에서 비말로 인한 코로나에 감염된 경우는 아직 없는 것같다.

다소 늦기는 했지만 이제 백신도 공급되기 시작했다. 별다른 이 변이 없으면 올해 겨울쯤이면 코로나는 잡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돌발 변수는 있다. 변이 바이러스도 문제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우리 인류는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 동물에게만 있어야 할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와 전염병을 일으켰다. 생태계의 파괴로 동물과 인간의 접촉이 가까워 졌고 또한 잘못된 보신문화도 한몫했을 것이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포유류 동물이다. 동물 중에서도 생태계의 꼭짓점을 점하는 맹수이다. 단지 지능이 높다고 해서 다른 생명체들의 서식 공간을 지금처럼 마구 파괴한다면 그들로부터 코로나 이상의 또 다른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산길을 가다가 뱀을 만나면, 뱀이 내 앞길을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뱀이 사는 영역을 내가 침범한 것이다. , 인간은 다른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야 한다. 누구나가 아는 말이지만, 다른 생명체가 살지 못하면 멀지 않아 인간도 살지 못하는 환경이 될 것이다.

결국, 인간이란 동물은 지구환경을 위해서는 사라져야 할 동물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지구별의 생태를 보존하는 길만이 또다른 신종 팬더믹을 예방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