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가 출간됐다. 가을 - 김용길 시인 남산에 걸린하늘 돌멩이 하나 던진다 풍덩!! 마을 수호신 장승 앞에서 시 한 편 낭송하고 달님 별님에게 술잔을 권한다 사과처럼 밤이 익자 이야기보따리가 풀린다 접시꽃이 머리를 끄덕이고 도라지는 보라색 귀를 쫑긋 그네를 타던 도깨비들도 모여든다 -「외암리」 부분 시를 쓰는 행위는 현재 이 지점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는 꽃을 피울 수 없다. 한 편의 시는 시인의 생명나무에서 피어난 꽃과 같다. 그러므로 한 권의 시집으로 삶의 꽃다발을 묶은 시인은 시의 꽃밭을 가꾸는 정원사다. 그의 정원에 들어서니 이제 막 피는 꽃도 있지만 시들어서 고개를 떨군 꽃도 있다. 한 편의 시엔 죽음에 대한 사색이 그 투명한 꽃잎과 꽃술에 깃들어 있으며 그렇기에 향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