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생물/한국의 뱀

대륙유혈목이(달구렝이) - 가장 순한 뱀

윤여설 2021. 8. 23. 21:15

 

<한국의 뱀>

 

 

대륙유혈목이(달구렝이) - 가장 순한 뱀

 

 

 

 

 

- 윤여설 시인

 

 

2013년 경기 양주 백석읍에서 만난 대륙유혈목이

 

산길을 걷다가 큰 지렁이처럼 앞에서 꿈틀거리는 물체가 있었다. 잘 살펴봤더니, 대륙유혈목이였다. 일명, 달구렝이라고 부른다. 눈에 얇은 막이 씌워진 것처럼 탁해 보인다. 탈피 중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독은 없으며 가장 작고 순한 뱀이다. 또한, 그 수가 적어서 탐사 중에 만나기가 힘들다. 손으로 잡아도 뿌리치려고 할 뿐이지 물지는 않았다.

탈피 직전이라서 눈에 탁한 껍질이 덮여 있다

 

뱀은 먹이를 포식할 때 포유류와는 달리 턱뼈가 두개골에서 빠져나온다. 또한, 사람으로 치면 턱뼈의 중앙이 분리가 된다. , 턱뼈가 빠져나오고 턱뼈가 좌우로 분리가 되므로 인대와 가죽이 늘어나는 양만큼 크기의 먹이를 포식할 수가 있다. 보통 자신 몸통의 4배의 크기까지 먹을 수 있다. 먹이를 포식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참으로 대단하다. 눈이 독기를 뿜은 듯이 초롱하지만 턱을 이쪽저쪽으로 움직여 가며, 또한 양쪽 턱뼈가 대칭을 이루며 먹이가 빨려 들어가듯이 먹는다. 이때 이빨은 씹는 기능이 아니라 먹이를 잡았을 때 놓치지 않기 위함과 질식에 사용된다.

 

대륙유혈목이는 전체의 길이가 40정도이며 황갈색 또는 암갈색이고 특별한 무늬는 없다. 다만, 독특하게 머리 윗면의 색이 대부분 검은 갈색이다. 턱 주위에서 목 쪽으로 회백색의 가는 줄무늬가 있다. 언뜻 보기에는 구렁이 새끼로 착각할 수도 있다.

 

모든 뱀의 피부는 모두 비늘로 덮여 있다. 이 비늘은 위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한다. 또한, 몸에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사람으로 보면 의복과 같다. 양서류에서부터 개구리와 뱀은 함께 진화했다. 진화단계에서 개구리가 물에서부터 멀리까지 영역을 넓히지 못한 것에 비해서, 뱀은 공간적 제약 없이 넓게 서식지를 넓힌 것은 비늘이 수분 손실을 막아준 역할이 매우 컸을 것이다.

 

인간은 몸 전체가 총 206개의 뼈로 이루어졌다. 뱀은 척추(등뼈) 숫자만 해도 일반 뱀이 200, 많은 뱀은 400개도 있다. 또한, 등뼈는 좌우로 약 25, 상하로 25~30도까지 구부릴 수가 있다. 이렇게 유연하게 움직일 수가 있어 마치 스프링이 뛰어오르듯 파상 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등뼈에 연결된 늑골이 몸 전체를 보호하며 가슴이나 배에는 상호연결되지 않았다. , 사람(포유류)은 늑골이 등과 가슴에만 있고 배(腹部)에는 없으며 또한 가슴에서 흉골에 연결돼 있으나 뱀은 흉골이 없다. 그러므로 몸통보다 큰 먹이를 포식하면 갈비뼈가 벌어져서 섭취할 수 있다.

대륙유혈목이는 산림지역이나 경작지, 초지, 해안가에서 주로 목격되지만, 남부지역으로 내려갈 수로 많이 발견된다. 그러나 섬 지역에 가면 더욱 개체 수가 많다. 남해의 덕적도, 진도, 흑산도, 제주도 등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주로 개구리와 곤충을 많이 포식하지만, 지렁이 종류를 잘 잡아먹는다.

 

이 녀석은 성격이 온순한 편이라서 잘 달려들지 않는다. 몸집이 작아서 스트레스와 열에 약해서 쉽게 죽는다. 그러나 모든 뱀은 야성이 있다. 또한, 길들여지지 않는다. 야생에서 얕보고 만져보려다가 깜짝 놀랄 절도의 반격을 당할 수가 있다. 자연생태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아무리 순한 뱀이라도, 새끼라도, 뱀을 피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안전하고 자연이 건강해질 수 있는 비결이다. 또한,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인 인간이 해야 할 자연에 대한 예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