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생물/한국의 뱀

까치살모사(칠점사) -가장 큰 독사

윤여설 2021. 8. 16. 20:22

<한국의 뱀>

 

 

까치살모사(칠점사)- 가장 큰 독사

 

 

 

 

 

- 윤여설 시인

 

 

산의 정상에 올라와 바위 앉아 쉬려는 순간! 깜짝 놀랐다. 옆에 검은색 무늬가 크게 움직이며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뱀이 청설모와 격투를 벌이고 있었다. 청설모를 향해 뱀이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고 있다. 뱀이 휘감으려고 하면 청설모는 교묘히 빠져나오며 앞니로 뱀을 물어뜯는다. 잘 살펴봤더니, 검은 고리형 띠를 몸통에 두른 까치살모사(鵲殺母蛇)이다. 그러나 새끼살모사이다. 놈도 지쳤는지 청설모를 놓고 스르르 숲속으로 들어갔다. 뱀 특유의 참기름 냄새를 솔솔 풍기며 가고 있다. 검정색 무늬가 바위와 비슷해서 잘 구별이 안 된다. 생태계는 힘의 논리이다. 청설모는 까치살모사의 먹잇감이다. 그러나 까치살모사가 작다가 보니, 청설모에게 놀림감이 된 것같다.

 

이 뱀은 국내 독사 3종(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중에 가장 큰 뱀이다. 또한, 다른 독사와는 달리 눈 옆으로 흰줄이 없다. 물리면 일곱 걸음 안에 죽는다고 해서 칠점사라고 한다. 혹은 머리에 일곱 개의 점이 있어서 칠점사라고 부른다는 설도 있다. 물리면 사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독은 국내 독사 중에 가장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독사 중에서 가장 객체수가 적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서식한다. 제주도에는 국내 독사 중에 쇠살모사만 서식한다. 또한, 울릉도에는 뱀이 살지 않는다. 바위가 많아서 서식환경이 형성되지 않은 것 같다. 육지에서도 먹이사슬이 형성되지 않는 바위산엔 뱀이 살지 않는 곳이 많다. 그러나 국내 섬은 육지와 가깝고 녹지가 많아 작은 무인도까지도 뱀이 거의 서식한다

 

까치살모사는 전체의 길이가 40~70cm 정도이다. 주로 산 정상에 가까운 8부 능선에 서식한다. 그리고 국내 독사 중에서 가장 크고 사납다. 여름에는 계곡이나 저지대로 내려온다. 불볕더위가 쏟아지는 한여름에 보통 3~8마리 새끼를 낳는데 새끼가 매우 크다. 보통 20~24cm 정도이다. 지방에 따라서 점사, 칠점백이, 칠보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주 매우 드물게 나무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동안 독사 중에서 가장 보기가 귀했으나 요즘 포획금지라서 그 객체수가 많이 늘어났다. 예전보다 3배 정도는 많이 만난다. 산에서도 자주 만나며 주로 바위 위에서 또아리틀고 볕을 쬐는 모습이 많이 관찰된다. 그 모습이 매우 의젓하고 웅장하다. 색이 까치와 비슷하다고 해서 까치살무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검정무늬와 흰바탕 외엔 까치와는 닮지는 않았다.

 

이 까치살모사의 가장 큰 특징은 아직도 짯짓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즉, 짝짓기하는 모습이 아직까지 목격되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가장 신비스런 뱀이라고나 할까?

까치살모사는 주로 산의 부능선에 서식한다

 

  뱀은 가을철이 가장 위험하다. 봄에 동면에서 막 깨어났을 때가 힘이 약하고 움직이는 것도 매우 느리다. 그러나 먹이를 풍부하게 섭취한 가을엔 동작도 빠르고 독이 가장 강하다. 가을철 등산할 때는 뱀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사람을 향해 겨누며 달려들기도 한다. 국내 독사는 크기가 작아서 물려도 독의 주입량이 많지 않아서, 비교적 외국에 비해서는 생존율이 높다. 그러나 국내 독사도 물리면 응급조치를 해도 10~20% 정도가 사망한다고 한다. 매우 높은 치사율이다.

까치살모사는 주로 바위에서 관찰된다

 

 요즘 전국에 뱀이 매우 많이 분포돼 있다. 뱀을 잡으면 불법이 된 후부터 개체수가 서서히 증가한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생태계를 위해서는 퍽이나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독사에 의한 사람의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어느 시점에서는 뱀의 객체수도 조절이 필요할 것 같다.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뱀을 사육해보고 또한 자주 만나기도 하지만 뱀은 볼 때마다 징그럽다. 원시시대에 사람이 파충류의 먹잇감일 때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의 위기의식이 유전인자에 각인돼서 전해 내려오고 있다는 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