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운주사(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대초리)는 산중에 외따로 숨어있는 절이 아니라 한가한 시골
큰길 모퉁이에 있는 절입니다. 천불산 골짜기라고 표현하지만 발걸음이 가벼운 공간입니다.
천개의 탑과 천개의 불상이 있었다는 운주사에는 석불 석탑이 규모 있게 배치되어 있는데 세계에
서 유례없는 곳으로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그리고 완성되지 않은 절로 엉뚱한 상상력을 주기도하고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감동이 더해지는 곳
입니다.
아무렇게나 바위위에 세워진 불상들이 의도된 배열이고 완성된 조형이라는 생각에서 소박하다고
표현을 합니다. 불상의 표현이 지극히 단순하고 기교를 부리지 않았고 못생기고 투박하고 가련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모된 얼굴 못생김은 미완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못생긴 모습 때문에 더 감동적입니
다. 그렇지만 눈은 영원을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계곡을 등받이 삼아 고요와 평온을 유지하고 있
는 석불의 모습에서 엄숙해지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요?
<운주사의 석불>
운주사의 지세는 현재의 대웅전에서 입구의 구층 석탑까지 약 10미터의 경사를 두고 있습니다. 거
리는 약 250미터 내외로 남쪽으로 갈수록 완만히 낮아지는 경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좁고 긴 계곡을 따라 석탑, 석불, 건물지등이 남북으로 길게 배치되어있는 형국입니다.
<공사바위에서 내려다본 운주사 전경>
운주사는 하나의 장소에 지그재그로 다양한 형태의 석탑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이형
석탑이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을 보여줍니다. 커다란 공깃돌을 올려 놓은 듯한 원구 석탑도 있고
납작한 호떡처럼 생긴 돌을 올려놓은 원형 석탑도 있고 물동이를 겹쳐 놓은 듯 보이는 항아리탑도
있고 실을 감아두는 실패처럼 생긴 실패 탑도 있습니다. 모두가 재미있는 이름입니다.
또한 탑신에 새겨진 문양도 특이합니다. X, X, V, ◇ 형등 기하학적 무늬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편안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고 이해할 수 없는 그림들이 조각되어 우리에게 상상력을 많이 만들어
줍니다.
<S자로 휘어진 운주사 들어가는길 석탑>
(좌)운주사의 재미있는 이형석탑 (우)기하학적 무늬
운주사의 불상과 석탑들은 인간의 바램에 따라 자유스럽게 조성되었고 자연에 순응하듯 자기가
있고 싶은 자리에 앉은 것입니다. 탑과 불상에서 우리는 각자의 꿈과 편견을 읽는 것 같습니다.
운주사는 누가, 언제, 왜, 이곳에 절을 세웠는지 또 탑과 불상을 만든 것인지 밝혀진 것이 없습니
다.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으나 정론은 없습니다.
학자들은 고려시대인 12~13세기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시기에 운주사의 것과 유사
한 양식의 불상이 나타나고, 석탑에서도 원형이나 다각다층탑 등 새로운 형식이 출현하기 때문입
니다.
<현재의 운주사 전경>
운주사에 대해서 명확히 알려진 것은 절 이름뿐입니다. 그것도 운주사(雲住寺)와 운주사(雲舟寺)
로 뒤섞여 불리다가, 1984년 당시 전남대 박물관의 발굴 과정에서 ‘운주사 환은천조(雲住寺 丸恩
天造)’라는 명문이 새겨진 암막새기와가 출토됨으로써, ‘구름이 머무는 절’이라는 뜻의 운주사
(雲住寺)임이 밝혀졌습니다.
70년전 운주사에는 석탑 22기와 석불 71구가 있었고 조선 중종 25년 증보된 ‘신증동국여지승
람’에는 석탑과 석불이 1000여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지그재그로 늘어선 석탑 18
기 석불 70여구가 남아 골짜기에서 침묵만 지키고 있습니다.
운주사 석조불감(보물 제797호) 운주사 구층석탑(보물 제796호) 운주사 원형 다층석탑 (보물 제798호)
와불은 산중턱에 누워 있습니다. 와불은 북극성을 나타낸 것으로 운주사의 많은 불상과 탑들 가운
데서 가장 중심이 되는 부처입니다. 와불은 머리를 산 아래쪽으로 둔채 하늘을 보고 똑바로 누운
형상으로 돋을 새겨진 부처님입니다.
와불은 누워있어도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얼굴은 단순하면서도 압도적인 모습입니다.
천불천탑을 하룻밤 사이에 조성하면서 마지막으로 조성한 불상이라는 전설에 걸맞게 거대한 모습
입니다. 사람들은 와불이 일어서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습니다. 무슨 까닭인지는 몰라도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입니다.
그러나 와불을 보면서 사랑의 진정성, 깊이와 넓이를 느낄 수 있는 변함없는 사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운주사 와불>
불교에서 천이라는 숫자는 무한히 많음을 뜻합니다. 천개의 부처는 인간사의 모든 번뇌로부터 모
든 중생을 구제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천불을 만드는 것은 간절한 바램이나 희망을 이루려는 의
지의 작업입니다.
와불에서 산길을 따라 절 입구 쪽으로 내려오면 칠성석을 만나는데 운주사 입구 계곡 경사면에 있
습니다. 칠성석은 7개의 바위를 각각 둥그런 원반 모양으로 잘 깎아서 북두칠성 꼴로 늘어 놓은
것입니다.대체로 북두칠성을 이루는 별들의 밝기를 반영하여 돌의 크기를 달리한 것입니다. 별자
리의 모양은 하늘을 올려다본 모습이 아닌 물위나 거울에 비춰 보았을 때처럼 뒤집힌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보는 것 자체가 신비라고 생각됩니다.
<운주사 칠성석>
운주사에 가면 대웅전 뒤편 산마루턱에 있는 공사바위에 꼭 올라야합니다.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해서가 아니라 그저 운주사 경내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공사바위는 천불천탑을 조성할 때 공사를
담당했던 감독관이 지휘를 했던 곳인데 불탑과 불상들이 잘 정리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S자로
휘어진 진입로의 신비로움도 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마음껏 웃음을 터뜨려 보는 곳입
니다.
<공사바위>
운주사는 천불천탑의 신비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지만 미완의 절입니다. 운주사가 우리에게 의미하
는 것은 우리 인생도 미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점입니다. 만나고 싶은 부처님 석불들은 내
마음속의 부처님을 닮았습니다.
☞찾아가는길
전남 화순군 화순읍 중앙병원 앞-우회전 29번 국도 능주사거리까지 간 다음 우회전 - 822번 지방
도로 따라 남평-남평에서 좌회전 도암을 지나 다도 방면-운주사
▲ 제2기 문화재청 대학생 블로그기자단 이은정 기자
출처 문화재청http://blog.daum.net/munhwajaecheong/17918810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봉산을 바라보며 (0) | 2011.04.17 |
---|---|
개구리알을 절대로 식용으로 먹어서는 안 된다 (0) | 2011.03.29 |
우리집 베란다의 춘란이 꽃을 피웠습니다 (0) | 2011.02.21 |
겨르메기(경기 양주시 백석읍 오산3리) (0) | 2011.02.19 |
구제역 소의 매몰지가 하천 바로 옆이다 (0) | 2011.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