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면서 제일 고통스러웠던 건
아무도 읽지 않는 다는 것과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을 때였다
전출한 동료의 서랍에
정성껏 싸인해서 선물한 시집이 내팽겨져 있었다
내 정신이 서럽게 학대 받았다
동네 서점에서 겨우 한쪽 구석
몇권이 과일전 모과처럼 차지하고 있다
어디를 가도 푸대접이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시인이 이천 명쯤일 때 시단에 나왔는데......
수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시집을 인쇄하듯 급조되는 시인들
비디오보다 인기없는 시를
이 천덕꾸러기를
왜 쓰는 걸까
이번 동인지에는 좀더 쉽고
서정적인 작품만 모아 봤다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