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온한 유배
밤은 애틋하게 깊어간다
넉넉함도 아쉬움도 없는데......
간간이 질주하는 차들의 그로테스크한 굉음만
머언 파도같이 밀려왔다 돌아갈 뿐
문득 고적감이
짓누른다
천정에 눈밝힌 삼경엔
혈맹의 친구에게 전화해도 실수다
아늑한 취침조명 속에
가구들도 곤해 지친 듯 외면하는
절해 고립된
섬 아닌 섬
가끔 복음처럼 바람이 두드릴 때마다
창턱에 쌓이는
아! 그리운 이같이 반가운 눈
동이 트길 손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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