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블로그를 꾸미며

윤여설 2007. 7. 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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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설 블로그 이름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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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으니! 행복하여라!

제 1 시집:아름다운어둠
제 2시집: 문자메시지

 
 

 

  우리나라는 IT 최강국답게 대통령(http://blog.daum.net/cwdblog)으로부터 정당 대표 등을 포함해서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들은 대부분 1인 미디어인 블로그(blog)를 꾸미고 있다. 작가들도 거의가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다. 블로그(web + log)가 처음 시작된 것은 1997년도 미국에서부터이다. 그리고 내가 블로그를 꾸미기 시작한 것은 2005년도이므로 나도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그리 앞서서 적응하지는 못한 편이다.

 

  블로그의 가장 좋은 점은 컴퓨터의 전문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사진, 음악 등을 사이버 상에 자유롭게 올리고 댓글을 통해 남의 의견이나 감상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날로그의 일방적 수직문화에서 디지털의 수평문화의 상호 교환방문의 진가를 맛볼 수가 있다.

 

  그러나 자유롭게 남의 블로그를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상업적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제약이 없기 때문에 그 자체가 잘 못된 것이라곤 할 수 없다. 하지만 정보를 구하거나 커뮤니티를 즐기려고 랜덤을 클릭했을 경우 방해가 되는 경우도 많다.블로그도 상업목적의 성격을 띤 콘텐츠들은 따로 구성해 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경우 어떤 날은 방문객의 80%정도가 상업성인 경우도 있다. 하루에 100여명의 블로거(blogger -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다녀갔어도 나와 고정적으로 상호방문이 이루어지는 블로거들은 약 10여명 내외이다. 그러나 통계를 확인해보면 외부 검색어를 통해서 다녀가는 분들이 60여명 정도가 된다.

 

  블로그 정보의 가장 큰 장점은 매스컴에선 볼 수 없었던 외국 여행을 하면서 찍은 각 나라의 특색이나, 일반적인 뉴스 대상은 되지 못하지만 사람의 모양을 띤 나무라든지 등등, 독특한 정보들을 보는 즐거움이 크다. 나도 처음엔 시(詩)만 올리다가 사진과 함께 콘텐츠를 구성해 올렸다. 그리고 누구나가 가져갈 수 있도록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랜덤 블로그를 클릭했더니 나의 작품을 가져다가 작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본인의 작품으로 버젓이 올려놓은 경우를 보았다. 이미 책으로 묶여 나온 작품이라서 별 문제는 없었으나 분명히 도절이다. 그 뒤로 작품을 올리면서 “내 저작물 사용허가와 오른쪽 마우스 사용을 금지”시켰다. 그리고 꼭 가져가기를 원하는 분께만 개인적으로 허락했다. 나도 남의 사진을 가져오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작가는 밝히지 않더라도 “작품 구해 왔음”이라고, 내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가장 보람 있는 일들은 전국 각지와 해외 동포들과의 교류가 가능한 일들이 아니었을까? 미국과 연변 동포와 상호 방문을 하며 댓글을 주고받는 일들이다. 온라인에서만 교류가 이루어지다가 실제로 만난 분이 꼭 세 분이 있다. 한분은 미국에 거주하는 여성분이었다. 작년 가을 잠시 귀국했을 때 인사동에서 차 한 잔을 함께 마셨다. 아드님을 MIT공대를 졸업시켰으며, 매우 품위가 있고 세련미가 넘치는 분이었다. 또 한분은 청양에 사는 여성분이었으며 올 봄에 아드님 결혼식에 초청을 받아서 서초동 법원 청사에서 거행되는 결혼식에 참석했었다. 아드님이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였다. 그리고 그 결혼식에 하객으로 온 또 다른 분의 블로거를 뵈었다. 남자 분이었으며 회사의 중역이었다. 블로그를 꾸미는 분들은 모두가 식견이 높고 자녀교육에 성공한 분들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통하는 블로그에게 만 공개하기”를 설정하고 서로 통하기를 승인한 뒤, 자주 방문하지 않는다고 하여 어느 날 일방적으로 통하기를 끊어버린 경우가 있었다.

 

  내가 올린 콘텐츠는 거의가 나의 작품인 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가족사진과 나의 취미인 유적답사 정도이다. 블로그를 꾸미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많은 시간이 소요가 된다는 점이다. 생업을 하면서 블로그를 꾸미는 일이 여간 어렵지 않다. 여러 곳을 다니며 찍은 사진들과 올리고 싶은 것들은 많으나 약 30%정도밖엔 올리지 못하고 있다. 무한정 블로그에만 매달려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번 매스컴에 소개된 어느 여성 블로거는 하루 방문 횟수가 수만 명이 넘었다. 주 소재가 요리였다. 그 분은 어느 회사에 특채가 되었다. 또 다른 어느 여성 블로거는 “집안 꾸미기”로 구성된 콘텐츠로 블로그를 꾸미면서 하루에 수만 명의 접속자가 넘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 인터넷은 사회생활에 있어서 필수가 되었다. 그 중에서도 나의 생각과 취미를 남에게 알리고 의견을 주고받는 것도 생활의 한 분야로 정착해 가고 있다.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비공개로 글을 남길 수 있다고 해서 방명록 등에 정말로 공개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차단할 수밖에 없는 서로 가슴 아픈 사연들이다. 참으로 매우 안타까운 사회의 구조적 모순들이었으나 개인적인 사생활로 남이 개입할 수도 없는 사연들이었다.

 

  앞으로도 블로그는 계속 진화할 것이다. 나도 『블로그』라는 제목으로 시를 써서 시전문 계간지 “시선” 여름호에 발표한 일이 있다. 이제 블로그가 모든 국민 개개인이……. 아니, 전 인류가 자신을 알리는 장으로 이용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지금은 꼭 포털이나 언론사 등을 통해서만 블로그를 꾸밀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론 국가적인 시스템으로 사람이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함과 동시에 주민번호가 생성되듯이 1인 미디어 블로그 공간도 만들어질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지금 진화하는 블로그의 미래를 상상해본다. 앞으로 10년 후는 어떤 형태로 진화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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