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아름다운 어둠(전편수록)

하룻밤의 산뜻한 동거

윤여설 2005. 12. 26. 12:06
 

 

                                

하룻밤의 산뜻한 동거






숲을 없애버린 이 도시의

가을밤

누가 우리 집에서 밤새워 독창을 한다

차갑게 사위어가는 정서에

불을 지핀다

새벽 그 아름다운 절규에 눈을 떴다

누가 환상의 목소리를 낼까

아, 너였구나!

테이블 위에 귀뚜라미 한 마리

친숙히 뛰논다

콘크리트 숲을 이룬 고층 아파트의

절연을 뚫은 위대한 침입자

왜 이곳에 왔을까

아쉬운 너와의 하룻밤이

정다워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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