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아름다운 어둠(전편수록)

밤파도

윤여설 2005. 12. 26. 11:44

                               

 

 

밤파도



안온한 어둠을 헤치고

병사들이

인해전술로 몰려와

상륙하려다 맥없이 흩어진다

밤새워 격렬히 들끓는

해조음

아무렇지 않은 잔잔한 아침

굳건히 방어한 절벽의 허리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자국들

하얗게 질려 밤을 지켜본

벼랑에 해당화 한 송이

두려움에 지쳐

붉은 눈물이 맺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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