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맹꽁이울음소리

윤여설 2015. 7. 26. 13:52

 




 

맹꽁이울음소리

 

 

 

시골의 교향곡이라면 봄엔 개구리울음소리이고 한여름엔 맹꽁이울음소리일 것이다.

봄날 한밤에 연주되던 개구리 울음은 어딘지 애잔하고 좀 서정적 여운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봄날의 시골은 예전에 구성지게 울던 참개구리 수가 줄어들고 대신 청개구리 객체수가 늘어 개구리울음소리도 예전처럼 애잔하지 않고 조금 와글거리며 시끄러운 편이다.

 

한여름 장마철 빗속을 메아리치며 들려오던 맹꽁이울음은 좀 우렁차고 힘이 있었다. 그리고 맹꽁이울음이 그치면 장마도 물러갔다.

그러나 요즘 여름의 맹꽁이울음소리는 이제 거의 듣기 힘들 정도로 그 숫자가 줄었다.

급기야는 환경부에서는 맹꽁이를 멸종위기야생동식물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이 맹꽁이는 다리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다른 무의미양서류(개구리)들처럼 뛰어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꼭 걸음을 배우기 직전의 아이가 기어가듯이 엉금엉금 기어서 이동한다. 그 기우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활동범위가 넓지 못하기 때문에 서식지가 파괴되면 이동하지 못하고 그냥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시골에도 아파트가 들어서면서부터 단지에 연못이 조성되어 연꽃도 피고 분수에서 하얀 물보라를 연출하기도 한다. 그리고 주위에 몇 마리 살아남은 맹꽁이들이 그 자그마한 연못으로 모여들어 서식지로 삶고 겨우겨우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 맹꽁이들이 여름밤이면 울어대기 시작한다. 그들도 번식기를 맞아서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 수컷이 암컷에게 목청껏 구애를 하는 것이다.

요즘, 맹꽁이울음소리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고 아파트단지에 주민들이 아우성친다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은 맹꽁이울음소리가 낯설게도 느껴지고 괴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도 생존방식이고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할 동시대의 생명체들이다. 또한 법적으로 보호도 받고 있다.

이제 장마철만 지나면 그들은 조용해질 것이다.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맹꽁이들이 주민들의 민원에 의해, 겨우겨우 어렵게 정착한 서식지가 또다시 옮겨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생명체의 다양성은 인류복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살지 못하는 곳은 결국엔 사람도 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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