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용처럼 웅비하는 해
- 테마분류 ㅣ 문화/예술
- 등 록 일 ㅣ 2011-12-28
- 관련자료 ㅣ 6개
2012년은 임진년(壬辰年) 용의 해입니다. 60년 만에 찾아오는 흑룡(黑龍)의 해라고도 합니다. 주역에서 말하는 오행(五行)으로 보면 10간(刊) 중 임(任)은 수(水)에 해당하고, 색은 검은 색에 해당합니다. 때문에 2012년 임진년은 흑룡의 해, Black Dragon의 해라고 합니다.
용은 권위와 풍요로움, 상서로움을 간직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쥐에서 시작해 돼지에 이르는 12지(支) 중 유일하게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 동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 용은 매우 신령하고 길한 동물로 여겨집니다.
때문에 2012년 용의 해에는 그동안의 경제적 침체 속에서 벗어나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많은 사람들이 희망하고 있습니다. 지식자원관리사업으로 구축된 '문화재 학술조사 연구정보 DB (http://www.nricp.go.kr)' 의 도움을 받아 신묘(辛卯)년 토끼해를 보내고 임진(壬辰)년 용의 해를 맞으면서 우리나라에서 용이 갖는 의미와 용과 관련한 속신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또 용의 해 지구촌에서 펼쳐질 굵직한 행사도 알아보겠습니다.
▶ 황룡도 출처: 국가문화유산 종합 DB ☞ 바로가기 |
>> 용의 개요 및 기원
용은 12간지 중 다섯 번째 동물이고, 시간으로는 7시에서 8시에 해당합니다. 계절로서는 봄이며 해당 월은 3월, 방위는 동남향을 의미합니다. 오행으로는 나무(木), 음양으로는 양(陽)에 속합니다.
용은 봉황, 기린, 거북과 함께 ‘4영(靈)’의 하나입니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는 “용이 기운을 토해 구름을 만들었으므로 구름도 영괴(靈怪)하고 용은 그 구름을 탐함으로써 신묘함을 부린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실존하는 동물은 아니지만 실존하는 그 어느 동물보다 최고의 권위를 지닌 동물입니다. 실존 동물들이 가진 최상의 무기를 모두 갖추었을 뿐 아니라 무궁무진한 조화 능력까지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본문 일부 출처: 장서각 소장 국학자료 ☞ 바로가기 |
상상 속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용의 형태에 대해서는 동양과 서양 모두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중국 위나라 장읍이 지은 <광아> ‘익조’에 보면 “용은 낙타의 머리에 사슴의 뿔, 토끼의 눈, 소의 귀, 뱀의 목덜미, 조개와 같은 배를 가졌으며 잉어와 같은 비늘에 호랑이의 발, 매의 발톱을 가졌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반면 서양에서는 박쥐 날개에 갈고리 모양의 꼬리가 달리고 불을 내뿜는 비늘 덮인 도마뱀과 같은 뱀 종류로 보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에서 용의 의미
우리나라에서 용은 매우 신성한 존재입니다. 우리 생활과 의식구조 전반에 깊이 자리하면서 수많은 민속과 민간신앙, 설화, 사상, 미술품, 각종 지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 물의 신
만주지방에서 한반도에 전해진 용 문화는 농경사회에 없어선 안 될 물과 연관되면서 하늘과 비에 대한 속성을 갖춘 신의 동물로 변화했습니다. 저수 시설이 없던 시대, 농사를 업으로 삼았던 옛 사람들에게 물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입니다. 가뭄은 곧 재앙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물이 중요한 농경사회에서 용은 물을 관장하는 신으로서 신령시 됐습니다.
실제로 과거에 용경(傭耕)이란 속신이 있는데 이는 동지를 전후해 못에 언 얼음의 갈라진 방향을 보고 그 해의 풍흉을 알아보는 농사점이었습니다. 이를 용갈이 또는 용의 발갈이라고도 합니다. 못에 언 얼음이 마치 밭을 갈아놓은 것 같이 얼음장이 양쪽으로 넘겨져 있자 사람들이 이것을 ‘용의 짓’이라 여기고 그 해의 풍흉을 점치는 데 이용한 것입니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충청도 홍주 합덕지에 매년 겨울이 되면 용이 땅을 가는 이상한 변이 있다. 그 갈아 젖힌 것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해 있으면 풍년이 들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운데로 향해 있으면 흉년이 들며 동서남북이 온통 갈아 젖혀져 있으면 평년작이라고 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기록은 <태종실록>, <동국여지승람>, <연려실기술> 등에도 실려 있습니다.
▶ <동국세시기> 본문 일부 출처: 장서각 소장 국학자료 ☞ 바로가기 |
용신에게 비를 내리게 하는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용은 물과 관련한 주술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물의 영수(靈獸)로서 비와 풍작을 기원하는 제사의 대상이었습니다.
▶ 12지번화(十二支幡畵) 중 '용'의 모습 출처: 국가문화유산 종합 DB ☞ 바로가기 |
> 용의 영험함과 왕의 위엄
용의 영험성은 그대로 왕에게 투영되기도 했습니다. <삼국유사>를 보면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는 양성의 알영정변에 나타난 한 마리 계룡의 좌협으로부터 태어난 미희를 맞이해 나라를 세웠다”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이는 박혁거세가 용신과 혈족을 맺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주몽, 수로, 이성계 등 왕의 탄생이 용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농사에 의존하는 국가 특성상 왕은 백성의 생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기에 물과 하늘을 지배하는 신이 왕과 멀어질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용의 영험함을 가지고 있어야 왕 노릇도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듯합니다.
때문에 왕과 관련한 용어에서 우리는 흔하게 용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용의 권위로써 왕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 임금의 평상을 ‘용상(龍床)’, 임금의 옷을 ‘곤룡포(袞龍袍)’, 임금의 즉위를 ‘용비(龍飛)’라 한 것은 모두 용의 권위와 왕의 권위를 함께 보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 용상(龍床) 출처: 장서각 소장 국학자료 ☞ 바로가기 |
▶ 조선시대 후기의 '곤룡포(袞龍袍)' 출처: 문화재 학술조사 연구정보 DB ☞ 바로가기 |
우리나라에서는 부정적인 의미의 용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늘 풍요와 권력, 물의 신이며 왕을 상징하는 영수로 등장합니다. 용은 웅비와 비상, 희망의 상징인 동시에 지상 최대의 권위를 상징하는 동물로 숭배됐습니다. 때문에 태몽으로 용꿈을 꾸면 예나 지금이나 사내아이의 잉태나 크게 될 인물의 출생을 예고하는 길몽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속담 속 ‘용’
ㅇ 용 가는 데 구름 가고 범 가는 데 바람 간다
반드시 같이 다녀서 둘이 서로 떠나지 않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ㅇ 용 될 고기는 모이 철부터 안다
훌륭하게 될 사람은 어려서부터 남다른 데가 있다는 의미로 ‘잘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과 일맥상통합니다.
ㅇ 용의 알을 얻은 것 같다
아주 귀중한 보배를 얻은 것처럼 좋아서 매우 귀중하게 아끼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ㅇ 용이 여의주를 얻은 격이다
용이 승천하려면 여의주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용이 여의주를 얻었다면 매사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환경에 처했음을 의미합니다.
ㅇ 용은 여의주를 얻어야 하늘로 올라간다 / 용도 맑은 하늘엔 못 오른다
출세를 하거나 목적을 달성하려면 돈이나 권력 등 주위 여건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ㅇ 용이 여의주를 얻고 범이 바람을 탄 것과 같다
무슨 일이든 뜻한 바를 다 이뤄 두려운 것이 없는 경우를 이르는 말입니다.
ㅇ 용도 물 밖에 나오면 개미가 덤빈다
아무리 좋은 처지에 있던 사람이라도 불행한 경우나 환경에 빠지게 되면 하찮은 사람에게서까지 모욕을 당하고 괄시를 받는다는 말입니다.
ㅇ 용은 자야 체신(體身)이 나타난다
용이 활동할 때는 동작이 빨라 본래 모습을 보기 어렵고 잠잘 때 비로소 그 정확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말로 사람 역시 조용히 대화를 해봐야 그 마음을 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ㅇ 용 못 된 이무기
이무기는 용이 되려고 숱한 세월을 기다렸지만 결국 용이 되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가진 큰 구렁이를 말합니다. 사람들은 이무기가 공을 들였지만 결국 용이 되지 못하자 심술만 남아서 인간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심술 사납고 못된 사람을 빗대어 ‘용이 못 된 이무기’라고 했던 것입니다.
ㅇ 용 못 된 이무기 방천 낸다
용이 못 된 이무기가 못된 짓만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용띠 특징
일반적으로 용의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건강하고 정력적이며 정직하고 용감하며 감수성이 예민하고 신뢰감이 두터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 돈을 꿈꾼다든가 아첨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자존심이 강하고 배타적이며 매우 직선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 초기에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과 마찬가지로 높은 기준과 완벽성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너무 앞만 보고 강하게 돌진해서 뒤와 옆을 돌아볼 줄 모르며 너무 곧아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용띠 해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외향적이고 자연을 사랑하는 활동가, 여행가, 뛰어난 언변가의 기질이 있다고 합니다.
▶ 북쪽 하늘의 별자리 - 용자리 출처: 천문우주 정보 DB ☞ 바로가기 |
>> 2012년 용띠 해 행사들
과거를 되돌아봤을 때 흑룡의 해 임진년에는 역사적으로 큰 변고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납니다. 420년 전인 1592년 임진왜란이 있었고, 60년 전인 1952년은 6.25 한국전쟁이 한창이었으며, 2012년 종말론도 떠돌고 있습니다. 하늘과 땅, 물속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용의 조화무쌍한 변화 때문에 용의 해에는 유난히 변화가 많다고 풀이되기도 합니다.
오는 2012년은 진월(辰月), 즉 용의 달인 3월 윤달이 있는 해입니다. 용의 해에 용의 달이 겹치는 격입니다. 이런 임진년 용의 해에 지구촌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와 제18대 대통령 선거
우선 우리나라에서는 굵직한 선거가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일할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바로 그것입니다. 4월 11일 수요일에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12월 19일 수요일에는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각각 있습니다. 선거일 현재 만 19세 이상의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해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 날입니다.
> EURO 2012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아래 매 4년마다 가맹국들이 벌이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UEFA European Football Championship)입니다. 1960년 프랑스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매 4년마다 열리고 있는데 2012년에는 6월 8일에서 7월 1일 열립니다. 대회명칭은 ‘EURO'에 대회 개최연도를 붙여 ‘EURO 2012'식으로 부릅니다. EURO 2012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개최하며 유럽대륙 49개국 국가대표팀이 5~6개국씩 9개조로 나눠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장기간에 걸쳐 예선경기를 치른 후 16개국이 본선에 진출해 경기를 치릅니다.
> 제 30회 런던올림픽
지구촌 최대 스포츠축제인 올림픽이 7월 27일~8월 12일 런던에서 열립니다. 우리나라는 ‘종합 Top 10’, ‘아시아권 2위’를 목표로 26개 종목에 280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금메달 13개 이상을 따낸다는 계획입니다.
>> 전시 - ‘용, 꿈을 꾸다’ 특별전
2012년 임진년 용의 해를 맞아서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용, 꿈을 꾸다!’전을 2012년 2월 27일까지 엽니다. 매년 이맘때면 개최해 온 띠 동물 전시로 올해로 13번 째를 맞습니다. 용꿈을 꾼 것처럼 뭔가 좋은 일로 가득 찬 2012년이 되란 의미로 진행하는 전시회는 크게 네 단락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첫 단락은 ‘용(龍)과 진(辰)’으로 용의 모습을 그린 용그림, 용 장식 문양을 한 다양한 유물 등을 전시합니다. 두 번째 단락에서는 왕실의 위엄과 권위를 나타내는 의미로서 용이 표현된 유물이 전시되며 세 번째 단락에서는 ‘개천에서 용 났다’, ‘등용문’과 같이 익숙한 말을 표현한 유물, 민속에 나타난 용 관련 유물들을 선보입니다. 마지막 단락에서는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공동작품인 ‘우리들의 용꿈’ 제작과정 사진을 모아 공개합니다.
▶ 2012 임진년 용띠해 특별전 - '용, 꿈을 꾸다'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 ☞ 바로가기 |
※ 참고문헌 및 사이트
ㅇ 국가문화유산종합정보서비스 (http://www.heritage.go.kr)
ㅇ 국립민속박물관 (http://www.nfm.go.kr)
ㅇ 카인즈 (http://www.kinds.or.kr)
ㅇ 네이버 민속대백과사전
- 국가지식포털 객원기자 이동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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