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에 와서. 4
아침 열시 거리를 거닐면서
헤세를 만났다.
그가 시를 중얼거리며 걷다.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이상하다
덩굴과 돌들 모두 외롭고,
이 나무는 저 나무를 보지 못하니
모두 다 홀로이다!”
둘러봐도
희뿌연 안개가 점령군처럼
천지를 지워
바람불면나무들도 읊조린다.
그렇다!
모두 혼자다.
절대 외롭지 않은 혼자다!
안개
속의 나도 너도 저 흔들리는 나무들도
지금 연기처럼 앞을 지우는 대낮
물결치는 까치, 탁목조, 음성......
모두가 혼자이며 시인이다.
천지가 가득 넘치는 시로 물결치는
이 지역의 특징!
그렇다
우리 모두 홀로 왔다 홀로 가는
삶!
* 헷세의 시 :안개 속에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