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막대 잡고
우탁(禹倬)1263~1342
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白髮) 막대로 치려터니
백발이 제 먼져 알고 즈럼길노 오더라.
<해석>
한 손에는 막대기를 잡고, 또 다른 한 손에는 가시체를 쥐고
늙어가는 것을 가시체로 막아보고, 찾아오는 흰 머리카락을
막대기로 치려고 했더니
백발이 나의 속셈을 먼저 알아차리고 지름길로 달려 오더라.
작자는 덧없는 세월 속에서 늙어 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
고는 그만 체념과 탄식을 보이고 있다.<白髮歌>라고 불리는
이 만큼 인생의 무상함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또 한해가 간다.
이루지 못한 못내 아쉬운 일들만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러나 가는 세월을 무엇으로 막고 잡을 수가 있겠느가?
이제 지천명의 첫해를 보내면서
거울을 보면 예전의 모습은
점점 잃어가고 또 다른 내가 태어나는 것 같다.
그러나 세월이 가는 것은
고마운 마음도 든다.
남을 좀 더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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