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및 문학행사

퇴근길 -모나리자 (장문 시인)

윤여설 2007. 12. 8. 19:08


 

퇴근길 

     모나리자 장 문


새벽 두 시, 잠자는 거리에 깨어 있는 불빛들

너는 아니 , 저 속의 삶을




<두줄시 * 퇴근길 *감상>


시각의 차이는 시에서 그냥 보아넘길 일이 아닙니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는 차원이 한참 다릅니다.

시인은 의도적으로 읽는이를 어느 한 장님으로 만듭니다.

어떤 독자는 '이렇다'하고 다른 독자는 '저렇다'하로록,

그리고 또 어떤 독자는 '요렇게' 보고 또 다른 독자는 '조렇게' 보도록 하는

시인은 그야말로 세상을 창조해 놓고 내려다보고 즐기는 신적인 존재입니다.


제목이 '퇴근길'입니다.


우선 퇴근하는 이의 신분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뼈가 빠지도록 야근까지 하다가 새벽 두 시가 되어서야 퇴근하는 성실한 직장인인가, 아니면 오늘도 여기저기 술집을 전전하다가 비틀걸음으로 돌아가는 건달인가. 자의든 타의든 홍등가에 들러 희희덕거리다가 멎적게 돌아가는 남자이거나 여자인가. 석달 열흘이 넘도록 온종일 직장을 구하려다 안주없는 술에 취해 오늘도 남편의 가져올 소식이 궁금하여 잠든 어린 자식 앞에서 마음 조이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며 귀가를 망설이는 가련한 구조조정의 희생자인가.........................


다음으로 '거리에 깨어 있는 불빛'이 무엇인가입니다.

가로등인가, 야근 공장의 창을 밝히는 빛인가. 어느 고시원인가, 노래방 네온싸인인가, 홍등가의 홍등인가, 교회의 십자가인가, 밤길을 질주하는 자동차들의 반짝임인가 또는 다른 무엇인가..........,


이렇게 어떤 사람이 어떤 불빛을 보는가에 따라 '저 속의 삶'이 무엇인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열 가지이고 '깨어 있는 불빛'이 열 가지만 되어도 그들을 조합하면 1,000가지 이상의 대답이 나타납니다.


장문 시인은 이 짧은 두줄시로 수천 수만의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던져주고 있는 것입니다.


애초에 주졍연 시인이 위의 그림과 '오늘의 두줄시'로 올릴 때의 감상도 그 많은 이야기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 두줄시를 읽으며, 가장 뛰어난 장님이 되어보시지 않겠습니까?


(최병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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