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및 문학행사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옛시조

윤여설 2006. 12. 2. 19:56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베어 내어

춘풍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른님 오시는 밤이어드란 구뷔구뷔 펴리라

 

                                                                  - 황진이

 

 

 

 

 

 

 

 

곧 동지가 다가온다.

 

긴긴~ 겨울밤을 기생 신분인, 젊은 여인이 홀로 지새우기란 여간 고통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그 동짓달 밤의 지난한 시간을 잘라서 봄바람 부는 이불 아래 널었다가

님이 오면 펴서 오래오래 함께 있고 싶다는 매우 아름다운 작품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겨울밤을 홀로 보내는 여인의 애틋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3대 가사집{청구영언 [靑丘永言] 해동가요 [海東歌謠] 가곡원류 [歌曲源流]}에 모두 수록된 작품이다.

 

1998년도 수능에도 출제되었다고 한다.

 

*잠시 펴본 옛시조집에서 오백년전의 기생 한분이 내 마음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