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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논둑길에서
- 윤여설 시인
나락목 사이로
가을이 지나간다
살랑살랑
강아지풀은 여유를 갖고
갈콩도 배가 불렀다
물꼬는
말라붙은 젖가슴되어
주름진 얼굴로 미소짓고
맑은 웅덩이에는
개구리, 송사리
한마당 어울려 축제판이다
내 마음은 비루먹은 당나귀
터덜터덜 논둑길 걷는다
망부석처럼 동구 밖 서 있으실 부모님
은혜를 아는 나락은
물꼬를 향해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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