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아름다운 어둠(전편수록)

가을 논둑길에서

윤여설 2005. 12. 2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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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논둑길에서



                      -  윤여설 시인





나락목 사이로

가을이 지나간다

살랑살랑

강아지풀은 여유를 갖고

갈콩도 배가 불렀다

물꼬는

말라붙은 젖가슴되어

주름진 얼굴로 미소짓고

맑은 웅덩이에는

개구리, 송사리

한마당 어울려 축제판이다

내 마음은 비루먹은 당나귀

터덜터덜 논둑길 걷는다

망부석처럼 동구 밖 서 있으실 부모님

은혜를 아는 나락은

물꼬를 향해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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