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윤여설 시인
때로는 고통스럽지만
맨몸으로 견디는 것은
얼마나 대견한 일인가
스스로를 버림으로
더 많이 얻는 것을 아는
수도승처럼 이겨낸다
온갖 번뇌를 떨군 자리마다
화두를 찾는 눈은 해를 보며
매서운 사랑을 알고 별을
우러러 진리를 얻는다
언 땅 속 실뿌리에
살아남은 정신은
바위틈에서도 해탈을 하여
빈 가지에 머무는 혹한의
고행만큼 푸르름을 더할 게다
상념같은 눈(雪)을 털고 일어서는
당당함 어디에 비하랴
더러는 비워볼 일이다
저 빈자의 유덕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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