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아름다운 어둠(전편수록)

황금관

윤여설 2005. 12. 26. 12:11
 

 

황금관


  

어느 동물의 뿔이

저리 아름다운가

화창한 가을은 숨쉬기도 가뿐하다

구름을 이고 울긋불긋 타오르며

보기도 죄스럽게

이 도시의 우러름이 되어 내려본다

때로 소나무 장식을 흔들며

서럽게 우는 소리를 들었고

풍파에 사건처럼 무너질수록

바위는 절묘하게 장엄해지는 걸 봤다

걱정은 무엇이며 기쁨은 얼마나 갈까

거슬리지 않으면 위대해지는데

나무만 몇 개 꽂아도 저렇게 아름다운데

맺힌 한이 풀리듯

관악산이 솟았다 북한산이 솟았다

힘차게 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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