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
투명한 구슬 속이다
숨었던 생명은 초록 깃발 하나씩을 들고
점령군같이 솟아오르며 아우성 친다
저 과수원 휘감고 도는
달빛같은 은은한 배꽃
굳은 마음도 아득함에 젖는다
볕을 이고 살랑거릴 때마다
다감한 여인들 음성처럼
베토벤 소나타 월광이 들려온다
잔물결 같은 건반 위 유쾌한 손놀림
그것은 타는 정적을 가만히 깨는
임부의 출산하는 기쁜 고통소리다
풍성한 한해의 결실을 예고하는
저 어느 편안한 곳 눈먼 소녀는
행복에 젖어 있을 것이다
선율에 취해, 선율에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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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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