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아름다운 어둠(전편수록)

봄밤

윤여설 2005. 12. 26. 12:02
 

 

 

 

 

 

봄  밤




스치는 대기가 여인의

품 속 보다 아리하다

아내 몰래 뒤척이는 건 너 때문이다

문 열면

아파트 정원 가로등 아래

알맞게 뽀얀 모습

내가 화사함을 아는 건

아직은 자꾸 피가 부푸는 까닭이다

벚꽃처럼 간사함도

복사꽃같이 유혹도 없지만

네게 준 마음 받을 수 없어

신음하다 지친 밤

포근한 네 아래서

아쉬운 한 잔 술을 마신다

잔 속에 어린 너까지......

아! 살구꽃

아직은 가슴이 더운 사십 대

이 은근한 서러움

모처럼 달도 얼굴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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