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1만보 걷기 100일을 달성하고...!

윤여설 2023. 9. 17. 10:58

 

                                                                                                                   - 윤여설 

 

 

지난 67일부터 1만 보 이상 걷기를 설정하고 914일 날 100일을 달성했다. 그간 몇 번을 시도했었으나 이런저런 사유로 도중에 그만뒀다. 평생에 처음 달성해 본다. 어찌 생각하면 그처럼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난 여름은 유독 기상이변으로 폭염과 폭우가 반복돼서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우선, 장마철에 비가 오지 않는 날! 개천을 걷다가 갑자기 물이 불어나서 애를 먹었다. 앞을 보며 걷는데 어디선가? 매우 괴괴하고 음산한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는 순간! 개천의 폭을 넘치는 물들이 백마떼처럼 달려오고 있었다. 순간 판단했다. '앞으로 달리면 저 물에 휩쓸릴 것이다. ' 즉시 옆을 바라봤다. 긴급대피용 시다리가 있었다. 재빨리 사다리를 잡고 올라갔다. 다행히 사다리 높이까지는 물이 차오르지 않았다. 사실, 기상예보에 주의를 기울였고 또한 이 하천은 통제가 없는 날이라서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비가 내리지 않는 날씨였다. 그러나 개천의 상류 지역에서 국지성 소나기가 내리고 있었다. 개천은 이 지역이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해서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발원지가 산이기 때문이다. 발원지에 폭우가 내려 비가 모아져 내려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걷는데는 나이탓이라서 관절 이곳저곳에 통증이 왔다. 무릎도 고관절도 그렇다. 병원도 다녔고 물리치료도 해봤다. 의사는 연골이 상당히 닳았다고 한다. 줄기세포를 권하기도 했다. 줄기세포를 하면 목발을 짚고 약 3개월정도 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바른 자세와 체중을 감량하면 많은 효과가 있다고 했다. 나는 단단히 결심을 하고 감량을 했다. 첨엔 효과가 있는 것같았다. 그러나 거의 5킬로 정도의 감량에 근접했으나 무릎의 통증 감소에 큰 효과는 없었다. 1만 보 100일은 무리일 그것 같아서 10일에 한 번씩은 쉬어줄까, 도 심각하게 고민했다.

무릎 통증으로 여러 번 번민하다가 신발을 교체하기로 맘먹었다. 뒷굽이 많이 닳지 않은 운동화였지만 일단 교체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다시 전에 운동화를 신고 걸었다. 또다시 통증이 계속됐다. 체중이 발바닥에 전달되는 곳이 거의 한 곳에 집중되기 때문에 그 부분이 닳으면 무릎에 통증이 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발바닥에 닿는 체중을 분산시키기는 어려웠다. 걷는 자세도 바꿔보기도 했고 필라테스 지도를 받았으나 잘 안 됐다. 나는 여러 번 고민하다가 좀 더 쿠션이 좋은 운동화를 여러 켤레를 구입했다. 그리고 매일 번갈아 가면서 신고 걸었다. 그런데 무릅이 걷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물론 통증이 100%소멸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일상엔 지장이 없었다. 또한, 고품질의 칼슘이 많은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도 걷느데 가장 큰 지장은 나태였다. 어느 날은 걷는 것이 가장 힘든 일상으로 다가오는 날이 있었다. 내가 꼭 이렇게 걸어야 할까? 라는 자괴감이었다. , 쉬고싶다는 평안함을 추구하는 본능였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다시 걸었다. 비가와도 걸었고, 날씨가 맑아도 걸었고, 기분이 좋아도 걸었고, 마음이 불편해도 걸었다.

1만보가 안 되면 밤에라도 나가서 걸어서 매일 1만보 이상을 채웠다.100일 평균 하루 15,000 보 이상을 걸었다. 1만보 이상을 걷고난 다음엔 꼭 인증을 했다. 인터넷의 밴드나 카페 혹은 여러 곳에 자신의 걷기 실적을 인증하는 곳이 많다. 인증을 함으로써 더욱 책임의식을 느껴서 걷기에 충실했다. 앞으로도 건강을 위해서 매일 1만보 이상은 걷고 싶다.

걸으면 기분이 좋고 상쾌하다. 가장 효과가 좋은 보약은 걷는 것이 아닐까?

걸어서 행복했고 걸어서 존재감을 확인했다.

새삼 "인생은 두발로 걸을 때까지만 인생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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