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가을하늘에 시를 던지다 - 김용길 시인 두번째 시집

윤여설 2022. 12. 7. 17:00

김용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가을하늘에 시를 던지다>가 출간됐다.





가을

- 김용길 시인

남산에 걸린하늘

돌멩이 하나 던진다

풍덩!!

마을 수호신 장승 앞에서
시 한 편 낭송하고
달님 별님에게 술잔을 권한다
사과처럼 밤이 익자
이야기보따리가 풀린다
접시꽃이 머리를 끄덕이고
도라지는 보라색 귀를 쫑긋
그네를 타던 도깨비들도 모여든다

-「외암리」 부분


시를 쓰는 행위는 현재 이 지점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는 꽃을 피울 수 없다. 한 편의 시는 시인의 생명나무에서 피어난 꽃과 같다. 그러므로 한 권의 시집으로 삶의 꽃다발을 묶은 시인은 시의 꽃밭을 가꾸는 정원사다. 그의 정원에 들어서니 이제 막 피는 꽃도 있지만 시들어서 고개를 떨군 꽃도 있다. 한 편의 시엔 죽음에 대한 사색이 그 투명한 꽃잎과 꽃술에 깃들어 있으며 그렇기에 향기를 내뿜게 된다. 시인이 달려가는 그 어디든 시를 피워올리리란 생각을 한다. 이미 현재라는 땅에 뿌리 내리기를 한 사람들은 그 꽃피우기를 포기할 수 없다. 오늘은 이 꽃, 내일은 저 꽃씨를 심으며 자신이 피운 꽃들을 돌봐야 하는 그 일만으로도 세상은 겹겹이 풍성하다. 물을 주고 거름을 돋우고 너무 강한 햇살을 걸러 주면서 ‘봄바람에 고추밭에 덮었던 비닐이 하얀 스카프가 되어 소나무 목에도 걸리고 바람에게 세계 제일의 디자이너’라고 노래하는 그를 언제까지나 떠올려본다.
- <이병금 시인>의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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