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초입에서
- 윤여설 시인
들판은 겨울을 견디기 위해 비워두고
나무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스스로
옷을 벗는다
마약에서 깨어난 것처럼
혼미한 머리
다시 환절기 증후군을 앓는다
오늘 방한복을 한 벌 샀다
임산부처럼 불룩한 아랫배에 숙변과
폭풍전야같이 고요한 가슴에
벌떡이는 욕망을 잘 보온해야 한다
신분증과 금융카드도 금고에 넣듯
방한복주머니 깊숙히 보관하고
설한(雪寒)의 에는 바람에 견뎌야 한다
결국 내 것이 아닌 것을
지키기 위해.......
시집: 아름다운 어둠<2002년, 시문학사>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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