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아름다운 어둠(전편수록)

첫차

윤여설 2011. 12. 29. 09:57

 

첫차




새해 새빛은

첫출고 열차 기적소리로 온다

아름다운 결별을 만든

아직 어설픈 밤

무한선로 주시하는 승무원의

두 눈은 빛나고

새벽 먼동은

밤을 새운 보선원 망치소리로 튼다

두드릴 때마다 걷히는 어둠

하루의 문은

정거장 셔터 올리는 소리로 연다

첫승객 맞는 새벽

곧 열차가 정차할 정거장

역무원의 세련된 손놀림

아침은

첫차 승객부터 시작된다

작은 손가방 든

곤한만큼 희망찬 얼굴, 얼굴들

보람 가득 담길 게다

아아, 첫차는 비상하는 한 마리 청룡

어두운 터널을 나와 동트는 도시를 지나

이르러는 신세계 향한

눈부신 몸짓, 몸짓소리

누구일까

선로에서 손드는 이는


 

 

 

 

 

 

 

 

 

 

 

 

 

 

 

 

 

 

 

'시집:아름다운 어둠(전편수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논둑길에서 - 윤여설 시인  (0) 2023.10.13
밤송이 -윤여설 시인  (0) 2023.10.13
인연  (0) 2011.01.26
아름다운 어둠  (0) 2010.07.30
시집표지  (0) 200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