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아름다운 어둠(전편수록)

가을논둑길에서 - 윤여설 시인

윤여설 2023. 10. 13. 12:34

 

 

가을 논둑길에서

-윤여설 시인

나락목 사이로

가을이 지나간다

살랑살랑

강아지풀은 여유를 갖고

갈콩도 배가 불렀다

물꼬는

말라붙은 젖가슴되어

주름진 얼굴로 미소짓고

맑은 웅덩이에는

개구리, 송사리

한마당 어울려 축제판이다

내 마음은 비루먹은 당나귀

터덜터덜 논둑길 걷는다

망부석처럼 동구 밖 서 있으실 부모님

은혜를 아는 나락은

물꼬를 향해 고개를 숙인다

시집:아름다운 어둠<2003년 시문학사> 수록

 

'시집:아름다운 어둠(전편수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송이 -윤여설 시인  (0) 2023.10.13
첫차  (0) 2011.12.29
인연  (0) 2011.01.26
아름다운 어둠  (0) 2010.07.30
시집표지  (0) 200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