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백석에 와서. 14

윤여설 2010. 1. 13. 22:57

백석에 와서 14

 

 

 

 

혼곤히 땀에 젖어 눈떴더니

아파트단지 가득 어둠타고

재잘거리며 내리는 눈

어지럽게 울어대는 개구리들

잠시 눈부친 사이

현기증에 정신을 가다듬으면

창 두드리는 뱀들의 비명!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생명체들의 다급한 음성

고라니의 놀란 눈

삼동은 깊어가는데

이곳의 아홉 달이 강렬하게 스친다.

개천을 거슬러 오르지 못해

콘크리트 보에 해딩하며

사투하던 참개구리는 지금 어디 있을까

달구어진 콘크리트 둑을 오를 수 없어

정처없이 떠내려가던 무자치가

아직 구천을 맴도는구나

잠시!

소파에 앉으면 또 매아리치는 그들의 절규

당신들 때문에...!

인간들 때문에...!

이 어지러움!

그 아홉 달 희열의 상처들!

어둠타고 창에 부딪쳐 낙화하는 생명체들의 한

 

이들이 날 깨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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