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영어 공용화”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윤여설 2009. 11. 8. 06:46



    IMF 이후에 일부 식자들에 의해서 끊임없이 거론되는, 영어 공용화 주장은 장기적으로 민족의 존립을 위협하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유대민족이 나라를 잃고 2000년을 떠돌았어도 이스라엘을 건설한 것은 그들의 언어와 풍습(전통)을 보존했기에 가능했다. 고려를 침략했던 거란족(징기스칸)은 요(遼)나라를 건설하고 유럽까지 진출했으나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또한 조선을 항복시킨 여진족(누르아치)도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청나라를 건설했으나 만주국을 마지막으로 불과 반세기만에 그 존재가 거의 미미하다. 왜 그럴까? 그들은, 힘을 모아 막강한 정복국가는 이루었으나 '자기들'만의 언어와 문화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진족은 청나라를 건설하고도 한자문화(중화사상)에 흡수되어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창출하지 못했다.



   영어를 상용화하는 필리핀의 경우를 보자! 그들이 영어를 상용해서 국가가 부강해졌다는 증거는 어느 곳에도 없다. 외려 홍콩의 파출부를 가장 많이 지원하는 나라가 필리핀이라고 한다.



   영어가 세계화 시대에 꼭 필요하고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하는 언어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회가 영어를 상용화해서는 안된다. 영어를 필요로 하는 곳, 즉 무역업을 한다든지, 외교분야 등을 다루는 관공서에서는 더욱 영어를 전문화해서 모든 일상 업무를 영어로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 공무원과 국민들에게도 영어를 상용화 혹은 공용화하자는 것은 자칫하면 우리 한민족의 주체에 심각한 우를 범할 수가 있다.



   언어는 인간 사고의 표상이며, 한국어는 한계레의 유일한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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