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 화
이형기(1933년 1월 6일 - 2005년 2월 2일 )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널리 알려져 있고 중학교 교과서에도 수록 되었던 시이다.
이제 5월이다.
누가 계절의 여왕이라고 했던가?
그 화려했던 꽃들도 지고 있다.
이형기 시인은
꽃이 지는 것(落花)을 -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과
"무성한 녹음과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라고 표현했다.
나도 때가되면 ,저 시의 - 지는 꽃처럼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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