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먼길

윤여설 2007. 3. 13. 12:19
 

 

 

먼 길


   

퇴근길엔 모든 것이 한갖져 곤하다

스모그처럼 짓누르는 스트레스도

곁을 스치는 살기등등한 경적도 그렇고

그저 안온히 눕고싶다

간판빛 유혹의 손길 현란한 거리

가득 찰랑대는 육질 굽는 냄새의

징그러움도 역하지만

어딘지 어둡고 우울한 곳을 밝히며

꿈을 뿌릴 듯한 별밭같이

은은한 조명전시장

우상을 따르는 맹신도처럼

그립게 한다

허전해 끌려가듯

아득히 밤길을 걷고싶다

응달의 식물이 볕쪽으로

순을 뻗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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