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가을 비가 내린다

윤여설 2006. 11. 27. 09:54

      

 

                                                        (그림 퍼 왔음.  작자 모름)

 

 

 

     초가을 비가 내린다

더위에 치친 육신이 흐느적인다

밤에

창 두드리는 소리

내다보면

아스팔트 위 가로등빛에 젖어

여름을 쫒는 채찍이 휘감긴다

여린 듯 굵게 울리는

더위가 물러가는 소리

내 몸에도 무엇이 휘감긴 듯 노곤하다


가을비가 내린다

더위는 가는가

서슬 퍼런 깃 세우고 몰아치는

해일처럼 물러서지 않을 것 같이

올 여름은 유독 잔인했다

게릴라식 홍수의 피해와 폭염

결국 저렇게 맥없이 가려면서......


 

 


                                 <시집 문자메시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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