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장
흔적이 없구나
앞니 빠진 아이들이 뛰어 놀았고
아직은 등 굽은 붕어가 원망도 없이
지렁이를 쫒았고 그 위로
허기진 물총새가 나르는 사이
저쪽과 이쪽 마을의 외롭지 않으려는
인심이 징검다리를 훈훈히 오갔다
목이 하얀 은사시나무가 서 있었고
구린내가 코끝을 스쳤지만
치료가 가능했는데
더럽히고 더럽다고 관을 씌워
뚜껑을 덮고 위에
아주 고층건물을 지었구나
아직은 괜찮았는데
약수 같은 물이 흐르게 할 수도 있었는데
질식사시킨 복개천 위로
나르시시즘에 취한 자동차의 물결
어제도 보수공사 중 가스 폭발로
부상당한 인부들
억울한 개천이 진노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