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인협회(회장 신달자)가 시로 쓴 '한국 근대 인물사'를 표방하며 펴낸 시집 <사람>(민음사 발행)이 논란에 휩싸였다. 시집에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 등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들을 미화한 시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당신은 날이 갈수록 빛나는 전설입니다./ 잘 살아 보자고 외치던 카랑카랑한 목소리,/ 위풍당당 자신감이 넘치던 형형한 눈빛,/ 아무도 못 말리던 그 집념, 그 믿음과 비전은/ 언제까지나 꺼지지 않을 우리의 횃불입니다.'(시 '박정희')
이태수 시인이 쓴 시 '박정희'에는 '오로지 국가 장래 생각뿐이었던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요, 탁월한 선지자였습니다./ 5ㆍ16은 쿠데타로 잉태해 혁명으로, 개발 독재는 애국 독재로 승화됐습니다.'라는 구절이 포함돼 있다. 시는 '유신으로 자유와 인권을 밀어 놓은 채 / 숭고한 희생자들을 낳기도 했습니다'라는 구절로 이어지다가 '5ㆍ16 쿠데타와 유신 독재가 없었다면 / 민족중흥과 경제 발전은 과연 어떻게 됐을는지요. /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 누가 뭐래도 당신은 빛나는 전설, 꺼지지 않는 횃불입니다'로 마무리된다.
이길원 시인은 시 '이승만'에서 '주린 배 뼛속까지 스미던 가난 속 의무교육은/ 높은 문맹률 단숨에 말리고/ 민주주의 자유 시장 경제 초석은/ 잘 살아 보자며 고속도로 깔던 힘의 원천.' '진보라는 가면을 쓴 붉은 얼굴들이 마음껏 설치는/ 넘치고 넘친 자유가 오히려 불안한/ 오늘/ 6ㆍ25가 통일 전쟁이라는 그들의 말처럼/ 만에 하나라도 이 나라 붉게 물들었다면/ 나의 손자 우리의 손녀들이/ 이렇게 맑은 웃음 날릴 수 있었을까'라고 썼다.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305/h201305132054528633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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