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고(故) 손영자씨( 사진 )

윤여설 2011. 9. 6. 22:03

 

 

                                                    제대로 학업을 마치지 못한 것을 평생 아쉬워했던 고(故) 손영자씨( 사진 )

 

 

 

 

60대 독신 여성이 평생 억척같이 모은 재산 11억7000만원을 대학과 사회복지기관에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영남대는 지난 7월 지병이 악화돼 66세를 일기로 숨진 고 손영자씨(대구 중구 대신동)의 사촌동생이 손씨의 유언에 따라 최근 6억4000만원을 대학 측에 장학금으로 전달했다고 6일 밝혔다.

유족들은 손씨의 유언에 따라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재단과 남산복지재단에도 각각 2억8000만원과 2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손씨는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사촌들은 전했다.

시장 노점상에서부터 공장 근로자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억척스레 일했으며 1980년대에 오빠와 어머니가 차례로 사망, 혼자가 됐다.

손씨는 독신으로 살면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돈을 모았다.

10년 전 당뇨병에 걸렸지만 치료비조차 아끼며 생업에 매달린 탓에 합병증으로 만성신부전증을 얻어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병원을 전전하다 1년 전부터 영남대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아왔다. 손씨는 지난 1월 자신의 재산을 정리, 대학과 사회복지기관에 모두 기부한다는 유언장을 써놓았다.

지난 7월7일 손씨가 숨지자 사촌들이 장례 절차를 마무리한 뒤 최근 영남대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유언을 집행했다. 사촌동생 손영호씨(63·회사원·대구 달서구 장기동)는 "누님(고 손영자씨)이 돈이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하면서 제대로 입지도 먹지도 않고 억척스레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가난하고 못 배운 게 한이라며 자신의 재산이 어려운 이웃과 학생들을 위해 쓰이길 바랐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 최슬기 기자 skchoi@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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